나의 색깔을 찾아서
도예 공방에는 늘 음악이 흐른다.
흙을 반죽하고, 손으로 모양을 잡고, 물레가 돌아가는 소리, 유약을 섞고 바르고..
매 순간 작업 때마다 음악이 겹쳤다.
"What's your color? I wanna know..."
스텔라장(Stella Jang)의 'Colors'가 노래가 공방 안에서 흐름을 탄다.
빨강, 노랑, 파랑, 보라, 초록, 분홍, 검정, 하양.
I could be every color you like!
벽에 걸린 유약 샘플을 보니 노래가 배경이 된다.
유약바르기 과정에 들어갔다.
"초벌구이가 끝난 작품을 사포(沙布)로 표면을 가볍게 다듬어 곱게 만들어 줘요. 그러면 유약이 골고루 스며들거든요.
그 다음, 색을 입히고 싶지 않은 부분은 코팅제를 붓으로 발라요. 그 부분만 유약이 안 스며들어요. 말 그대로 방수 효과죠."
공방의 코팅액은 진한 군청색이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검푸른 코팅액이 마르면서 연한 물빛으로 변했다.
이 부분은 절대 색이 입혀지지 않는 부분이다.
누구나 자기 고유의 색깔이 있다.
자신의 색깔은 변하기 어려운 것이다.
성격, 기질, 습관이 그 사람의 이미지.
가장 어려운 것은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능력과 타인의 선호에 맞출 수 있는 유연성이 때로는 필요한 순간이다.
이 부분이 나이가 들면 들 수록 어렵다.
한 사람을 단일 색깔로 정의할 수 없듯이, 개인의 정체성도 다양하고 단 하나의 색 만을 가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가끔은 소성 때 가마 안에서 다른 색의 유약이 자신의 작품에 튀어 약간의 색상 변형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인간도 환경의 영향을 받아가는 포용성과 개성의 발란스를 유지시켜야 함을 느끼게 한다.
갓 태어난 아기 같은 벌거스름한 적토(赤土)는 여러번 내손을 거쳐갔다.
과연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