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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geun Apr 11. 2023

”일석삼조, 선의가 빛이 되어 동네를 밝히다.“

1유로 프로젝트, 코끼리 맨션

”일석삼조, 선의가 빛이 되어 동네를 밝히다.“ - 1유로 프로젝트, 코끼리 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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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

: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 되어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됨으로써 기존의 저소득층 원주민을 대처하는 현상


한국에서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재조성된 거리는 홍대 앞, 경리단길, 송리단길이 대표적이다. 이곳 모두 조용한 주택가나 거리에 작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들어서면서 거리가 활기를 띠며 힙한 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거리로 찾아드는 사람 수와 비례하여 치솟은 임대료는 입지를 다져놓은 기존 가게를 거리로 내몰았고, 그 자리를 대형 브랜드, 프렌차이즈가 차지하게 되면서 거리는 특색 없어졌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잃어버린 거리의 빛은 성수동의 연무장길이나 용산의 용리단길로 이동해 빛을 발하지만, 이곳들도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역사와 로컬리티를 언제 위협받을지 모르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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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 송정동의 ’1유로 프로젝트‘는 젠트리피케이션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 상생하자는 취지로 탄생한 공간이다. 1유로 프로젝트는 유럽에서 시작된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건물주는 낡은 공간을 상인에게 1유로 가격으로 내어주고, 상인들은 공간을 직접 리모델링하여 가게를 운영한다. 건물주는 계약이 끝나면 정돈된 공간을 돌려받게 되고, 상인들은 임대료 부담 없이 수익금을 자생하는 데 보탤 수 있으며, 지역민들은 멋지게 변신한 공간이 동네를 활기차게 하니 일석삼조인 셈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유럽의 1유로 프로젝트는 정부가 개입하지만, 송정동의 ‘1유로 프로젝트, 코끼리 맨션’은 민간 건축사사무소가 주도하는 프로젝트다. 낡은 건물 처리를 고민하는 건물주와 유럽에서 경험한 1유로 프로젝트의 잠재력을 알고 있던 건축주가 만나 탄생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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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은 18개의 브랜드가 모여 작은 공동체를 형성한다. 더 나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들은 벽을 허물어 공간을 넓히거나 썬큰(sunken)을 활용해 공간을 확장하기도 하며, 같은 공간 크기에서 각자의 개성이 담긴 소품과 가구로 공간을 채워나간다. 3층엔 구 가옥 인테리어를 그대로 살려 상인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으며, 옥상엔 가드닝 클럽으로 건물로 사라진 자연의 보금자리를 되찾아 준다. 상점 앞에 붙은 시공 전 사진과 현재 공간을 비교해볼 수 있어, 복도와 계단을 따라 곳곳을 탐험해보며 18개의 다른 공간을 경험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성수동에 비해 관광자원이 부족한 송정동이지만, 좋은 취지의 공간 덕에 이곳은 사람들로 북적여 활기를 띤다. 바로 앞은 뚝방촌 산책길이 있어 여유롭게 산책하며 들리기도 좋다. 송정동의 1유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나, 선례로 남게 되어 다른 지역에도 제2, 3의 1유로 프로젝트 공간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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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기획 및 디자인 : 오래된 미래. 공간 연구소 ( @lokaal_futures )

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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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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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송정18길 1-1

매일 11:00 - 20:00 (화요일 공동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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