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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geun Apr 07. 2023

“산속 쉼터, 이정표가 되다.”

아차산 숲속 도서관

“산속 쉼터, 이정표가 되다.” - 아차산 숲속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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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70%가 산지인 만큼, 우리나라에는 많은 산이 있다. 서울만 하더라도 대표적인 내사산과 외사산부터 작은 봉우리 산까지, 50개가 넘는 산이 곳곳에 솟아있다. 쉽게 보이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보니, 코로나로 안전한 야외활동의 대안으로 ‘등산’이 떠오른 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덕분에 어르신들의 전유물이었던 등산은 젊은이들도 즐기는 힙한 스포츠가 되면서, 주말 오전 ‘산’자로 끝나는 지하철역은 많은 이들로 붐빈다.


아차산은 서울의 다른 산에 비해 고도가 낮다. 산세가 험하지 않아 등산에 익숙지 않은 사람도 쉽게 오를 수 있고, 한강 바로 위에 있어 조금만 걸으면 한강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거기에 용마산, 망우산과 연결되어 선택적으로 등산 코스를 늘리고 줄일 수도 있다. 그래서 아차산은 남녀노소, 아마추어와 프로 누구에게나 인기 많은 등산로 중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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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곳에 새롭게 들어선 ‘아차산 숲속 도서관’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도서관‘이라는 단어가 붙어 공간의 기능을 한정 짓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직접 가서 경험해보면, 복합 공간으로서 책은 부수적인 요소일 뿐, 이곳은 쉼터 역할을 한다. 등산로 초입, 아차산 생태공원 옆에 자리하여 등/하산하는 이들을 흡수하며, 구의동과 광장동을 이어주는 영화사로에 접해있기 때문에 거리를 오가는 주민들의 모임터가 되어주기도 한다.


크지 않은 건물은 지형에 맞춰 꺾여있다. 꺾인 부분을 기준으로 한쪽은 열람실, 다른 쪽은 어린이 자료실과 사무실을 배치하여 공간을 분리했다. 좁은 공간을 시각적으로 탈피하기 위해 수직 루버를 기둥 폭과 동일하게 나열하여 구조로 인해 건물의 창과 공간 비율이 깨지지 않게 했다. 공간의 끝부분은 거울로 마감하여 루버가 계속해서 나열되는 착시효과를 줘서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한다. 일정 간격으로 나열된 루버 사이에는 좌석을 만들어 프라이빗한 작업공간을 마련했으며, 2층으로 올라가는 수직 계단 일부도 좌석을 마련하여 낭비되는 공간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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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 숲속 도서관이 자리한 이곳은 한때 쓰레기 집하장으로 등산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공간이었다. 다행히 산과 숲이라는 공공자원 활용을 목적으로 지역 커뮤니티 공간 제공을 위해 도서관이 지어졌고, 현재는 등산로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이정표가 되어준다. 근래에 ’인왕산 숲속 쉼터‘와 ’인왕산 더 숲 초소‘가 개관하여 등산객은 물론이고 지역민들도 방문하여 그 일대가 활발해졌듯, 아차산 숲속 도서관도 다양한 사람들로 활기를 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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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 MATE architects ( @matearchitects )

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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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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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워커힐로 127

매일 09:00 - 18:00 (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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