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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geun Apr 19. 2023

“물질의 연결을 넘어, 비물질 연결로”

도킹서울

“물질의 연결을 넘어, 비물질 연결로” - 도킹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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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역은 ‘연결’이 핵심 키워드다. 나라, 도시 간의 연결을 통해 지역 경계를 허물고, 이동 수단의 연결로 공간을 압축하며, 사람 간의 연결로 기술과 문화의 비약적 발전을 도모한다. 서울역 또한 도시와 도시를 이어주는 관문으로, 물질 연결의 핵심 공간이다. 그런 곳이 이제는 물질을 넘어, 비 물질인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을 연결하려 한다.


‘도킹 서울’은 20년간 방치되어 왔던 구서울역의 주차장 램프를 활용하여 과거, 현재를 잇고 빠른 속도의 공간감을 그대로 살려 미래를 가까운 현재로 가져온다. 공공미술 전시장 된 주차장 램프 구간은 고가 차도였던 서울로 7017과 연결된다. 옥상에서 시작하여 옥상에서 끝나는 관람 동선은 자동차가 들어가고 나오는 상, 하향 램프가 중심점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관람객은 램프를 타고 내려가 전시를 관람하며 색다른 분위기를 경험하게 되고, 다시 위로 올라오며 현실 세계와 마주하게 된다.


과거의 흔적은 살펴볼 수 있는 벗겨진 페인트칠과 현재와 다르게 좁은 경사 폭, 그 속에 전시된 전시 작품이 서로 얽히고설켜 각 시제를 묶는다. 노를 젓듯 움직이는 키네틱 아트는 천장에 설치되어 동선 흐름을 리듬 있게 바꾼다. 자동차가 다니던 빠른 공간은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속도가 느려졌지만, 공간 중심엔 휘몰아치는 소용돌이 작품이 과거 속도를 되살리려 역동적으로 회전한다. 벽면엔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메타버스’의 활용으로 미래와 현재의 간극을 메꾼다.


도킹 서울 이외에도 서울역 주변에는 비 물질인 시간과 함께 나타나는 공간을 현재와 연결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고가차도를 공중보행로로 바꾼 7017, 근대 건축미를 보여주는 구서울역이 그러하다. 서울역 뒤편에는 거울이 태양 빛을 반사해 몽환적 분위기를 뿜어내는 ‘윤슬’도 있다.


기차에 오르기 전, 지인과 만나 역을 떠나기 전에 잠시 들려 20년간 방치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시공간의 연결을 경험해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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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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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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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강대로 405 경부고속철도서울민자역사

매일 11:00 - 20:00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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