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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geun Apr 21. 2023

“나눌수록 커지는 건”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SeMA AA)


“나눌수록 커지는 건” -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SeMA 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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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은 나눌수록 커진다. 사랑도 나눌수록 커진다. 생각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가진 생각을 나누고 번뜩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나누다 보면, 여러 사람의 생각이 모여 풍요롭고 풍성해진다. 그렇게 커진 기쁨과 사랑, 지식과 아이디어는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더 나은 삶을 만든다. 나누고 덜어낼수록 작아지는 연산 법칙과 반대로 나눌수록 커지는 ‘나눔 법칙’도 존재하는 셈이다.


나눔 법칙은 공간에도 적용된다. 공간을 나눈다는 건, 물리적 공간 크기가 작아짐을 의미하지만, 작아진 공간이 모이고 겹치면 풍성한 공간감을 만들어 낸다. 많고 다양해진 공간적 경험은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고 공간의 기억을 확장하며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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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메인 공간이자 미술 아카이브의 보존과 연구, 전시를 위한 ’모음동‘, 미술 아카이브를 매개로 함께 배우고 놀이하는 ’배움동‘, 카페와 다목적 홀로 조성된 ‘나눔동’, 주차장으로 구성된다. 4개 부지에 각각 앉힌 건물 중, 모음동과 배움동은 건물을 높이 짓지 않고 주변 지형을 따라 건물을 앉혔다.


분절된 건물의 각 덩어리는 점층적으로 후퇴하며 쌓아 올라간다. 늘어진 동선에 맞춰 나타나는 다양한 공간은 공간을 자연스레 이어준다. 건물 덩어리가 교차하는 지점은 계단형 세미나실 또는 열람실이 배치되어 각 공간을 연결하는 동시에 층고가 높아져 빛을 내부로 더 많이 들여 그곳을 강조한다.


모음동은 건물 덩어리가 교차하지 않는 지점에 정원을 가꾸고 작품을 설치하여 또 다른 전시 공간을 만든다. 다양한 레벨에서 주변과 조우할 수 있고, 분동을 가르는 경사로에 바로 이어져 미술관 내부와 외부가 자연스레 이어진다. 부지는 작고 이형이지만, 나눔으로써 공간은 풍성해졌다.


이곳에서 나눔 법칙은 공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서울시립 미술관은 서울 전역에 분관을 개관하여 미술 변화에 대응하고 개인, 단체가 남긴 한국 현대 미술을 수집, 보존하여 사람들에게 나눈다. 일 년에 두 번, 동시대 활발히 활동하는 기획자, 작가, 비평가, 연구자를 초대해서 새로운 관점으로 도서를 수집한 서가인 ‘책 생각들’의 섹션은 모두 함께 공공의 예술 기억을 가지도록 한다. 동시대 예술을 바라보는 관점을 다양하게 하고, 훗날 좋은 작품을 탄생시킬 발판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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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나누고 정보와 예술을 공유하여 풍성해진 이곳에서 지식과 기쁨, 나아가 자신을 성장시켜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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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 아크바디 건축사사무소 (Arcbody Architects)

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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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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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문화로 101

평일 10:00 - 20:00 (월요일 휴무)

주말 10:00 -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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