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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geun Jun 05. 2023

“용적률 게임, 가산점으로 점수 높이기”

Wek Busan


“용적률 게임, 가산점으로 점수 높이기” - Wek 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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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은 지하층을 제외한 각층 면적 합을 대지 면적으로 나눈 비율이다. 상업 건물은 면적이 임대료와 직결되기 때문에 정해진 용적률 안에서 최대한 많은 면적을 확보해야 한다. 객관적 지표로 설계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서 상업 건물 설계는 곧 용적률 게임과 같다.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상업 건물은 직사각형 박스 형태에 엘리베이터인 코어를 한쪽으로 치우쳐 배치하거나 면적이 넓으면 중앙 혹은 양 끝단에 분산 배치하여 공간 낭비를 줄인다. 상업건물이 비슷한 실 구성을 가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디자인보다 수치에 큰 비중을 두어 가치를 판단하지만, 엄연히 건축이기 때문에, 디자인이 완전히 무시되지는 않는다. 용적률을 채움과 동시에, 디자인까지 합리적이라면 가산점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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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달맞이 고개에 위치한 ‘Wek Busan’은 비아인키노(WIEEINKINO)의 복합 문화공간이다. 비아인키노는 가구를 중심으로 책, 커피와 같은 삶을 구성하는 요소를 제안하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건물은 상업 건물이자 넓은 부지가 아니기 때문에 편심 코어로 수직 동선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상가로 사용한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실 구성이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건물의 입면인 파사드(facade)다. 격자형으로 구성된 그리드에서 조금씩 틀어져 고개를 내미는 박스는 입면에 변주를 준다. 박스가 튀어나오면서 공간을 확장하고, 축과 틀어지면서 생겨난 틈은 테라스가 된다. 내부에서는 단 차이로 확장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데, 가구점에서는 디스플레이 공간으로, 카페에서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단으로 활용된다.


공간 자체가 튀어나왔음에도, 구조를 방해하지 않고, 튀어나온 정도가 심의받을 정도는 아녀서 비용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업 건물은 임대인을 확보함과 동시에, 주변 건물과 경쟁하여 소비자를 사로잡아야 한다. 그래서 외적으로 눈에 띄는 설계도 중요해지는데, 이곳은 합리적인 디자인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용적률 게임에서 높은 점수와 가산점을 얻어 승리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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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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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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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65번길 167

매일 11:00 -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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