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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geun Jun 09. 2023

“이질감이 바꿀 도시 이미지”

로스톤

“이질감이 바꿀 도시 이미지” - 로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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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동은 차이나타운과 인접한 중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그만큼 한국과 중국 문화가 만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낼 가능성 있는 동네다. 그러나 낙후된 주거지와 열악한 공원, 공공시설의 수는 그런 가능성을 받아줄 여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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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와 미술관으로 복합문화공간이 되려 하는 ‘로스톤’은 마중물로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사람들을 끌어모아 지역민의 장이 되려고 한다. 더 나아가 동네의 부정적인 이미지 또한 개선한다.


대림역에서부터 보이는 건물은 바위가 슬라브를 떠받든다. 정확히 말하자면 바위로 위장한 콘크리트 기둥이다. 일부는 뚫리고 기울어지며, 때론 움푹 파여 의자나 화분이 된다. 정면에서는 넓고 육중했던 기둥이 옆에서 보았을 땐, 얇아 박석 같다. 나머지 입면은 유리로 처리해 내부를 투명하게 비추고, 그런 내부는 밝고 하예 건물 자체가 가벼워 보인다. 일조권 사선제한으로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마저, 그 느낌을 강조한다.


교류의 장이 되려 노력하는 모습은 내부에서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2층의 경사진 바닥은 강연장을 만들고, 바닥에 박힌 가구는 공간 용도를 한정 짓는다. 바위마다 이끼가 자라나고 일부는 아예 화분으로 사용해 도심 속 부족한 녹지 공간을 채운다. (물론 이런 부분이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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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의 무거움과 구조체로서 기둥이 가지는 정적이며 단단한 특성과 상반되는 모습은 기존의 생각과 관념을 뒤집는다. 그래서 마중물이 되어 시선을 끌고, 한 번 더 뒤돌아보게 만들며, 사람들의 머릿속에 깊이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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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담아내는 건축은 생활의 뒷배경으로 남아, 삶을 부각하고 찬란하게 비춘다. 로스톤은 외적인 형태가 삶보다 건물 자체를 강조하여 건축의 본질을 흐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삭막했던 도시 경관을 재조직한다. 이질적 세련됨은 주변과 비교했을 때, 다소 폭력적이고 전위주의적이지만, 이런 건물이 바꿀 도시의 이미지는 나쁜 쪽으로 흘러갈 거 같지만은 않다. 우리의 선입견을 깨부수고 앞으로의 대림동을 상상하게 해주는 자극제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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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 에이앤디 건축사사무소 ( @yeob_jeong_and )

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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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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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대림로31가길 13

매일 09:00 -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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