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문법을 따르지 않는 낯선 공간의 등장

어티슈 플래그십 스토어

by hyogeun

젠틀몬스터, 탬버린즈, 누데이크를 아시나요? 한국 기업 '아이아이 컴바인드'에서 전개하는 아이웨어, 화장품, 디저트 브랜드입니다. 평범함을 거부하고 실험적인 디자인과 마케팅으로 MZ 세대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죠. 젠틀몬스터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와 세 차례나 협업하여 아이웨어 컬렉션을 선보이고(1), 최근에는 구글과 스마트 안경 사업을 체결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2). 탬버린즈는 흥행에 힘입어 일본, 중국, 상하이 등 해외 진출을 공격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3).


이처럼 전성기를 맞이한 듯 보이는 기업이 최근에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헤드 웨어를 전개하는 '어티슈(ATiiSSU)'입니다.


타임리스(timeless)와 이슈(issue)가 결합한 어티슈(ATiiSSU)는 시간을 초월한 클래식 디테일과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헤드웨어의 선두자를 꿈꿉니다. 정장의 테일러 원단을 모자에 적용하거나, 스타킹을 재해석해 그것의 유연성과 찢어짐을 비니와 캡에 적용했죠. 모자는 전통적인 패션 소품이고, 원단 또한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예기치 못한 앙상블은 제품을 낯설게 보이도록 하죠. 익숙함의 연장선에 있지만,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는 낯섦이 관심을 유도하고 매력을 느끼게 하며 모자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낯섦은 젠틀몬스터, 탬버린즈, 누데이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 특징은 그들이 전개하는 공간에서도 나타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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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킹을 재해석한 비니와 캡 / 사진 : 어티슈 공식 홈페이지 ( https://www.atiissu.com/kr/ko )

성수동의 탬버린즈 플래그십 스토어(리노베이션 : 더 시스템 랩)의 외적 형태는 직사각형의 건물을 따라갑니다. 그러나 건물을 감싸는 외피가 없고 구조만 덩그러니 남아있죠. 기존의 붉은 벽돌 건물을 철거하면서 구조는 그대로 남겨두고 매장 공간은 지하에 배치했습니다. 온전히 기능만을 수행했던 구조체가 이곳에서는 장식이 되어 도시에 낯선 풍경으로 등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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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버린즈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 / 사진 : 신효근

어티슈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도 비슷합니다. 현대 건축의 대표 재료인 철, 그중에서도 형강을 구조체로 사용하되, 그것을 적나라게 노출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익숙합니다. 철제 구조물은 이미 도시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어티슈는 구축 방식에 차이를 두었습니다.


철은 수직으로 세워 기둥을 만들고 수평으로 눕혀 보를 얹은 가구식 구조를 따릅니다. 벽돌과 같은 작은 재료는 쌓아서 구조체를 만드는 조적식이고, 아파트는 철근에 콘크리트를 부어 하나의 구조체 덩어리를 만드는 일체식 구조이죠. 탬버린즈 성수의 장식이 된 구조체는 일체식 구조로 보면 됩니다.


어티슈는 철제 구조물을 가구식이 아닌 조적식 구조로 공간을 구축합니다. I 형강이 한쌍을 이뤄 3-2-3으로 쌓아 올라가죠. 도로 축과 수직을 이루는 형강 3쌍은 벽이 되고 나머지 2쌍은 방향을 90도 틀어 2층과 옥상 바닥을 지지하는 보가 됩니다. 그중 건물의 가운데 보는 공간을 가로지르는 보와 벽의 두께만큼 짧은 I 형강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내부 공간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측면의 개구부를 넓히고 있죠. 철제 구조물은 높은 인장 강도와 압축 압축강도를 지니고 철근 콘크리트보다 가벼워서 대공간을 만들기에 수월합니다. 기둥 하나 없는 내부는 제품 진열에 구애받지 않고, 아이아이 컴바인드가 선호하는 크고 화려한 키네틱 아트도 마음껏 선보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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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티슈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 / 사진 : 신효근

외관의 빈틈은 프레임이 없는 유리가 마감합니다. 그래서 공간은 육중한 철제 구조물로 둘러싸여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측면에서 내부로 빛이 적극적으로 들어와 시간에 따른 공간의 변화를 담고, 대로변을 향해 열려 있어 거리의 사람들과 상호작용 하죠. 반대로 외부에서 보았을 때, I 형강과 그것을 형상화한 1층 좌측의 콘크리트 벽체만 돋보입니다. 리듬을 형성하는 적층 된 형강은 구조체로 잘 쌓이다가도 옥상에서 장식으로 얹어집니다. 그래서 입면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장식인지, 실제 구조인지 헷갈리죠. 내부로 들어가 구조체를 확인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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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형강이 돋보이는 어티슈 도산 플래그십스토어. 왼쪽으로 젠틀몬스터, 탬버린즈, 누데이크가 한 건물에 있는 하우스 노웨어 도산이 보인다 / 사진 : 신효근

결국 기존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 낯선 모습이 사람들을 내부로 이끌며 제품까지 경험하게 합니다. 공간은 제품의 정체성과 시너지를 일으키며 브랜드의 개성을 각인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죠. 어티슈와 탬버린즈에서 보았듯이 아이아이 컴바인드는 제품뿐만 아니라 공간에도 신경을 많이 씁니다. 이들이 전개하는 브랜드가 하나같이 MZ세대들이 열광하고 외국 관광객들의 필수 관광 코스(4)로 자리매김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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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 더시스템랩 ( @thesystemlab )

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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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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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로46길 44

매일 11:00 -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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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젠틀몬스터 공식 홈페이지, https://www.gentlemonster.com/kr/ko/category/collections/maison-margiela?srsltid=AfmBOoqPbGZ7wvtfh4XWt03B_eGc-eCvJrZbuXc-k9gnhRZq4n1fnqJ-

(2) 한경닷컴,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62094271

(3) 디토앤디토, https://dito.fashion/DigitalInnovation/?bmode=view&idx=1790191

(4) 한국섬유신문, https://www.k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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