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문학관
“한 줄기의 빛과 사라지는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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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외관과 소박한 전시관. 한눈에 보이는 전시 작품 수와 공간이 전부라 생각하여 처음부터 이곳을 평가 저하한다면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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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은 산을 등지고 바짝 붙어있어 눈에 보이는 건물의 크기가 내부 공간의 크기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한눈에 모든 작품을 볼 수 있는 제1전시장 구석에 가냘프게 빛나는 빛이 우리를 인도한다. 두꺼운 철문을 열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광경이 펼쳐지는데, 그 모습은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도라에몽의 어디로든 문처럼,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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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자로 꺾어서 다음 전시장으로 들어가는 방식은 동선을 지연 시켜 상대적으로 오래 외부공간과 마주할 수 있게 한다. 음산하고 어둡고 꿉꿉한 냄새가 자욱한 제3전시장은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어둠만 존재하며 그곳을 비추는 한 줄기의 빛. 그게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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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자가 소개하고 있는 이곳이 ‘윤동주 문학관’이라고 한다면 앞에서 느꼈던 모든 감정이 달라지지 않을까. ‘별 헤는 밤 - 별 하나의 추억과 별 하나의 시와 별 하나의 어머니’의 저자인 윤동주는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였다. 시로서만 독립운동을 펼칠 수 있었던 자신을 원망하고 질책했지만, 시가 그런 그의 정신을 붙잡아주었던 한 줄기 희망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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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일제강점기의 시대 속에서 그의 시가 한 줄기의 빛이 되어 어둠을 사라지게 했고 그런 빛이 모여 어둠을 밝게 비추는, 평화가 찾아온 제2전시장의 모습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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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이곳, 윤동주 문학관은 제1전시장에서 제3전시장의 이동이 아닌, 3에서 제1전시장으로 가는 공간 경험이 자연스럽고 비로소 빛을 발한다. 제2전시장의 꺾인 동선 또한 이런 평화의 공간을 좀 더 오래 느끼게 함으로써 암울했던 시대 속, 한 줄기의 빛이 모여 지금의 평화가 찾아왔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그의 메시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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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기의 빛으로 어둠을 몰아내는 이곳은 ‘윤동주 문학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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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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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119
매일 10:00 - 18:00
월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