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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이나 Dec 06. 2023

산부인과병원 체험기(1)

난임검사, 나팔관 검사

 지난 12월 말에 인터넷을 폭풍 검색했다. ’ 나팔관 검사 후 임신‘ ,‘난임병원 추천’ 등으로 검색하고 세 군데를 추려 그중 집에서 가까운 세화병원을 방문해 보기로 했다. 이유는… 나팔관 검사와 난임검사를 다시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는 길은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새로운 병원을 가면 개인정보 다시 다 기록해야 하고 새로운 의사를 만나고, 민망한 자세를 또 해야 한다. 그래서 산부인과는 여선생님을 찾게 되는 것 같다. 다른 병원에서처럼 똑같이 전전달, 전달 생리일과 첫째 있는지 여부, 수술 전력이 있는지, 등등 묻는다. 난 상담받을 때 질문해 주시고 답하는 이 시간을 좋아한다. 산부인과는 여자들만 가는 특수과라서 아무에게도 털어놓기 민망한 이야기도 편하게 할 수 있다. 아이가 생기지 않는 고충을 조금 털어놓을 수 있고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고민으로 산부인과에 찾는 걸 알기 때문에 동질감도 느껴진다. 주변에 다 아이가 생겨서 내 맘을 공감해 줄 사람이 없는데 여기서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는 기분.


 둘째를 가지지 못하는 것은 첫째를 가지지 못했을 때보다 더 괴롭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첫째 때도 스트레스였지만 주변에 아이가 생겼다는 소리를 많이 못 들어봐서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던 거 같다. 그런데 둘째는 시도한 지 3년이 되었고 그동안 여기저기서 "누가 아이 생겼다더라" 소리가 너무 많이 들려왔다. 정말 나 빼고 모두 다 너무 당연한 듯이 쉽게 생기는 것 같았다. 제일 부러운 상황이 첫째가 이제 막 돌이 되었는데 우연히 임테기 해보고 두줄이 생겼다는 소식... 연년생이 정말 힘들긴 하다던데... 그 길을 가보지 못한 나로서 그저 부러울 따름이었다. (그 친구가 들으면 돌 던지겠지만 말이다.)


 난임피검사는 정상이었다. 놀랍게도 난소나이가 31세였다. 난 40인데... 운동을 해서 그런가? 피검사 결과를 보고 나팔관 검사를 했다. 방사선과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의료진들이 갑자기 후다닥 뛰어간다. 앞의 검사한 환자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알고 봤더니 나팔관에 막혀 있을 때 조영제를 넣으면 너무 아파서 쇼크가 오기도 한단다. 후들후들... 너무 무섭다. 차가운 방사선실에 들어가 위에 누워 있으니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망설임도 없이 바로 기구를 삽입하고 "들어갑니다. 금방 끝나요" 하더니 진짜 금방 끝이 났다. 기구 들어갈 때 뻐근하고 약이 들어갈 때 아랫배가 팽창되는 느낌이 든다고 했는데, 내가 느낀 것은 심한 생리통이었다.

그리고 "정상이네요~" 네.. 정상이네요. 좋네요. 근데 전 왜 안 되는 걸까요? 정상이란 소리 듣고도 투덜거리는 마음이다. 그동안 너무 우울했었기에 그럼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 많이 하게 된다. 진료실로 다시 돌아가자 의사 선생님이 자궁에 1.5cm 정도의 용종이 보인다고 하셨다. 잉? 이건 뭔 말이여? 조영술이 들어간 자궁을 보니 확실히 컸다. 선생님 말로는 거의 자궁 전체를 덮고 있는 형상이라 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저... 8월까지 초음파를 자주 봤었는데요... 4개월 만에 이런 게 생길 수 있나요??" 에이... 그걸 누가 어떻게 알겠어. 전 병원이 너무 작아서 못 봤거나 내막증식증일 경우 이럴 수도 있어서 나는 꼭 조직 검사를 해보아야 한단다. 변이세포가 있는지 봐야 한다. 네네... 불안한 마음 숨길 수 없었지만 그냥 단순 용종이기를 바랄 뿐이다.


 이번달(2023.1)은 임신시도 자체를 하지 못하고 용종부터 제거해야 했다. 용종 제거 후 한 달은 부부관계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2월도 시도하지 못하고 건너뛰어야 했다. 어쩌겠나. 다음 주에 자궁경시술을 예약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난임피검사+초음파는 총 11만 원 정도.

나팔관검사+초음파는  6만 6천 원이 나왔다.

신랑이 정액검사를 같이 해주면 정부에서 난임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이겠지만 울 신랑은 절대 검사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돌려받을 수 없다. ㅡㅡ 내가 답답해서 하는 검사이니 어쩔 수 있나... 요? 다음은 자궁경시술한 후기를 기록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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