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탄력성이 좋은 편
재작년 이 맘 때는 행복한 결혼 준비를 했고,
작년 이 맘 때는 처절하게 이혼 준비를 했다면,
올해는 계엄(?)이라는 특수상황 덕에 매우 바쁘게 업무에 치여 살고 있다.
1년 남짓이지만 달라진 게 있다면 전남편과 그의 섹파에 대한 분노가 사라졌고 두렵기만 했던 '돌싱'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생각보다 견딜만하다는 것... (아마도 내가 유책배우자가 아니고 피해자라는게 명확한 돌싱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 아쉬운 것은 분노가 사라지면서 좀처럼 독기(?) 있게 브런치에 이혼 썰을 풀지 못하겠다는 거다..ㅠㅡㅠ
나조차도 가물가물해가는 나의 이혼 썰.. (나중에 스몰토크 주제로 '남편 섹파한테 스토킹 당한 썰 푼다'정도로 남을 듯)
여하튼.. 오랜만에 브런치에 들어왔는데 브런치에서의 나의 시간은 한창 송사를 겪을 때에 멈춰있는 거 같아, 근황 업데이트 겸 기록 겸 끄적여본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꼭 이혼이 아니더라도) 불가피하게 힘든 결정을 앞두고 그 이후의 삶에 대해 두려워하는 분이 있다면, 꼭 얘기해주고 싶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당신은 강하고, 또 그런 삶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늘 남들이 보기에 똑 부러지는 삶을 추구했던 나인데도, 한번 크게 오답노트를 작성하고 나니 더 자유로워진 느낌이 든다.
난 돌싱이 된 내가 썩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