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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가 클럽만큼 좋아

아로마 블렌딩 - 뮤직 플로우

by 요가언니



아쉬탕가 마이솔은 정해져 있는, 이를테면 프라이머리 시리즈를 각자가 받은 진도까지 스스로의 속도에 맞게 수련한다. 그래서 수련자들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공유하지만 다른 속도로 다른 아사나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요가수업은 선생님과 마주 보고 앉아서, 호흡과 동작을 안내하며 시범을 보이는 선생님을 따라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조금 더 함께한다는 느낌을 주는 형태도 있는데, 현대 요가, 특히나 퓨전 요가라 불리는 것 중에 음악이 함께 하는 요가들이 있다. 리듬 플로우, 리듬 요가, 뮤직 빈야사, 비트 요가, 인사이드 플로우와 같이 그 명칭은 다양하지만 음악에 맞추어 요가의 동작이 진행된다는 것은 공통점인데, 선생님과 수련생들이 모두 함께 맞춰나가는 모습이 흡사 군무를 보는 것 같다.


6~7년 전쯤 아디다스 요가(아딜리브리아 요가)를 처음 접하던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요가는 졸린 명상음악을 틀어놓고 하는 스트레칭이거나,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에 따라 다리를 목에 거는 기예 같은 동작을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수련실에서 소위 ‘exotic bar’에서나 나올법한 이국적이면서도 힙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감각적인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무용수가 되었다가, 전사가 되었다가, 고요한 숲 속의 나무가 되었다. 그 재미에 푹 빠져 아디다스 요가 수업만큼은 빠지지 않고 참여했었는데, 모두들 같은 생각이었는지 수련실 밖으로 긴 줄이 생겼고, 조금이라도 늦게 가면 매트를 깔 자리가 없어 돌아가야 했다. 이것은 요가는 지루한 것이라는 내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 접한, 비트 요가에서 음악은 배경음악을 넘어선 역할을 했다. 음악의 리듬과 박자에 맞춰 정해진 아사나를했다. 인사이드 플로우는 한 발 더 나아가 팝, 어쩔 때는 힙합에 맞춰서 플로우를 진행하는데, 클럽에서 춤을 추는 것만큼의 엔도르핀이 나오는 기분이었다. 특히나 인사이드 플로우만의 척추를 하나하나 둥글게 말아 코브라, 다운독 자세를 하면 정말로 그 흐름이 아름다운 현대무용으로 느껴졌다. 수백 명이 큰 홀에 모여서 인사이드 플로우를 맞춰서 해본 적이 있는데, 무대 위에 선 댄서처럼, 콘서트 무대에 오른 가수처럼 가슴이 벅차올랐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켈리 맥고니걸 박사는 이점에 주목했다. 저서 <움직임의 힘>에서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의 '집단적 열광 collective effervescence' 개념을 빌려 '집단적 즐거움 collective joy'으로 설명한다. 사람들은 단체 활동을 통해 자기들끼리 혹은 더 큰 존재와 연결됐다고 느끼며, 이를 느끼기 위한 최고의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동기화된 움직임 synchronized movement'이라고 했다. 이는 비단 합을 맞춰 노를 젓는 조정 같은 운동뿐 아니라 공원에서의 태극권, 가두행진, 나이트클럽에서의 춤까지도 포함한다.

나아가 그녀는 음악과 움직임의 관계에도 주목했는데, 뇌가 음악을 움직임의 신호로 받아들이도록 내재화된 것으로 보았다. 음악이 뇌의 운동회로를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음악학자들은 음악에 근육의 힘, 크기, 능력을 높여주는 '에르고제닉 ergogenic'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빈야사 요가의 경우, 동작만큼이나 호흡을 중요시한다는 점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움직임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에, 호흡의 효과가 더해지는 것이다. 함께 들이쉬고 내쉬는 숨은 그 자체로 박자가 되고, 이는 때때로 행복감이 되기도, 흥분감이면서 안도감이 되기도, 연대감이 되기도 한다.

공간에 퍼져있는, 그래서 함께 호흡하는 아로마도 유사한 역할을 한다. 요새는 많은 공간에 방향 뿐 아니라 인테리어 효과를 위한 디퓨저가 놓여 있곤 한다. 나는 가능하면 공간에도 천연 아로마 오일을 사용하고자 노력하는데 이것은 피부에 사용하는 것만큼 높은 등급의 오일을 찾을 필요가 없다. 더욱이 기분 전환용 상큼한 아로마, 그러니까 오렌지, 레몬 등의 시트러스 계열은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버가못, 네롤리, 오렌지의 조합은 긍정적인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고, 자스민, 일랑일랑, 오렌지의 조합은 감동과 기쁨을 선사한다. 타임과 로즈마리의 시원한 블렌딩은 낙담한 마음을 다시 일으켜세울 정도로 강력하다.


꽤 오래 서로 거리를 두고, 각자의 공간에서 독립적인 생활을 하다보니 역설적이게도 함께하는 집단적 즐거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https://youtu.be/1UHojIwYTfo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에디 (http://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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