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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난다요가 수련기

라벤더 아로마 - 시르사아사나

by 요가언니



“머리 서기로 시작합니다.”

'맙소사. 시작하자마자 머리 서기를 하라고?'


아쉬탕가 요가에서 살람바 시르사아사나, 머리 서기는 프라이머리 시리즈가 거의 끝나갈 즈음에 나온다. 충분한 호흡과 움직임으로 몸에 불을 지펴 골고루 잘 풀린 다음에, 부상의 위험이 없이 안전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시바난다 요가에서는 12개의 아사나로 이루어진 시퀀스의 첫 번째가 머리 서기였다. 위에서 아래의 방향으로 8개의 차크라를 순서대로 자극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시바난다 요가를 처음 해본 것은 지도자 과정 중에 라자 요가를 배우는 시간에서였다. 시바난다 요가를 이끌어주신 선생님은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를 타고 나신 분이었는데, 아사나 사이사이에 있는 수 차례의 사바아사나 때마다 고운 음색으로 만트라를 불러주셨다. 눈을 감고 누워있다가 예상치 못한 라이브 만트라를 들었을 때의 감동이란. 저렇게 매일 황홀한 만트라를 들으며 사바아사나를 하면 모든 삶의 고통이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만트라의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와, 왠지 모르게 종교적 색채가 있는 듯한 느낌 때문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내가 만트라에 마음을 연 것이 그때였다. 소리를 진동이나 파장의 길이로 만들어진 에너지라 볼 때, 산스크리트어 경구를 반복하는 만트라는 그 에너지를 수련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또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것은 선생님이 입고 오신 노란 상의와 흰 하의의 복장이었다. 노란색은 영적 세계에 대한 탐구를, 흰색은 순수성을 상징한다고 했다. 아우라가 느껴졌다.


요즘 수련에 소홀해진 것 같아 마음먹고 시간을 따로 내서 수업을 신청했다. 하나를 고를 수 있다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요가가 무엇일까 생각을 하니 시바난다 요가가 떠올랐다. 한 번 밖에 체험해보지 않았지만 그때의 평화로웠던 분위기와 편안했던 기분 덕에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었나 보다. 오늘 시바난다 요가를 이끌어주신 선생님은 라이브로 만트라를 불러주시지는 않았지만, 대신 향기로운 아로마가 함께 했다. 시작할 때, 그리고 마지막 사바아사나를 할 때 라벤더 향이 내 얼굴 주위에 펼쳐졌다.


실은 수련을 가기 위해 오랜만에 덥고 붐비는 지하철을 타서인지 두통이 생긴 채로 수련실에 들어갔었다. 이는 카발라바티 호흡과 아눌로마빌로마 호흡을 할 때까지 계속되었고, 10번의 수리야나마스카라가 끝날 때까지도 마찬가지였다. 진정효과가 뛰어난 라벤더가 안정감을 주긴 했지만 두통을 지워주지는 못했었다. 그것은 5분간의 머리 서기를 한 후에야 비로소 진정되었다. 첫 번째 순서로 한 머리 서기가 효과를 발휘했다.


시바난다 요가는 아사나뿐 아니라 프라나야마(호흡), 적당한 휴식, 적절한 식생활, 긍정적 생각과 명상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호흡수련으로 시작하고, 이어지는 12개의 아사나 사이사이에는 휴식의 사바아사나 꼭 있었다. 평소 요가 수업에서의 사바아사나는 60~90분가량의 모든 아사나가 끝난 후에 마지막에 휴식을 취하는 형태였는데, 오늘의 나처럼 컨디션이 안 좋은 사람에게는 시바난다 요가의 아사나-휴식-아사나-휴식의 패턴이 정말로 강력한 회복제가 되었다.


아사나는 일반 운동처럼 격렬해서는 안 되며, 깊은 복식호흡에 의해 부드럽게 해야 한다. 이러한 부드러운 움직임은 몸에 대한 의식과 통제력을 일깨워 줄 뿐만 아니라 공포심이나 불안감으로부터 해방시키며 평온함을 느끼게 하는 영적 효과도 있다. 일련의 요가 수행을 마친 뒤에는 이완과 에너지의 충만함을 느낄 것이며, 몸과 마음이 안정된다.
-시바난다 요가센터, <요가> 중에서-




집에 돌아와서는 특별히 사트바적인 신선한 과일과 채소 샐러드를 만들어 먹으며 오늘의 시바난다 요가를 완성했다.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에디 (https://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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