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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에 밸런스가 필요할 때

13. 제라늄 아로마 - 인요가

by 요가언니


인요가는 짧게는 2분, 길게는 20분까지도 한 자세를 유지하며 충분한 시간 동안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근막, 건, 인대와 같은 결합조직인 인조직을 늘리고 이완시키는데 집중하는 요가이다. 어쩌면 인요가는 인조직을 풀어내는 것뿐 아니라 몸의 감각을 인지하고, 마음의 산만함을 바라보는 것을 함께 연습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전굴이 잘 안돼 파스치모타나아사나가 완벽하지 않은 나에게 선생님이 블록 두 개를 이마 아래 받쳐주셨었다. 그때 느꼈던 안도감이 인요가에 마음을 열게 했다. 인요가에서 애벌레 자세(Caterpillar Pose)라고 부르는 이 자세는 굳이 척추를 곧게 펴서 내려가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다리 뒷면과 등 뒷면을 부드럽게 늘려 몸의 긴장을 해소하고 시선이 내면을 향하도록 집중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가장 좋아하는 인요가 자세는 이름도 귀여운 바나나사나(Bananasana)인데 몸을 바나나처럼 휘어지게 만들어 몸의 측면을 부드럽게 늘리고 깊게 이완하는 자세이다. 이 편안한 자세로 가만히 5분 이상 누워있기만 해도 된다는 것, 그런데 그 시원함이 어떤 사이드밴드 자세 못지않다는 것이 이 아사나의 매력이다.


나는 빈야사 요가나 아쉬탕가 요가와 같은 양적인 요가를 좋아하지만 가끔 인요가로 밸런스를 잡고 싶을 때가 있다.


제라늄이 꼭 그렇다.

하트 모양의 잎과 빨갛거나 분홍색의 꽃을 피우는 그 제라늄 말이다. 제라늄 에센셜 오일의 향만 맡으면 최음효과를 낸다고 알려진 이국적인 플로럴 향이 강하다 못해 울렁거리기까지 해 이 아로마 자체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제라늄의 밸런스가 꼭 필요할 때가 있다.


내가 책도 읽고 인요가를 하는(=누워있는) 요가매트 옆에 놓인 소이 왁스 캔들 같은 것 말이다. 이 캔들은 편안한 휴식을 위해 만든 것인데, 잘 녹인 소이 왁스의 온도가 55도쯤으로 내려갔을 때, 깊은 숲 내음의 시더우드, 청량한 풀향기 유칼립투스 아로마를 1대 1로 넣고, 마지막으로 매혹적인 꽃향기의 제라늄을 2의 비율로 블랜딩 하여 시원하면서도 부드러운 밸런스를 맞췄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할 때는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제라늄이 좋다. 흥분과 분노, 화를 가라앉히고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한 급성, 만성적 근심에 좋은 효과를 준다. 너무 이성적으로만 사고하는 사람들이 감정을 예민하게 자각하고 자연스럽게 이완하고 건강하게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음기를 강장하여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완화를 위한 마사지에 자주 사용하고 불임, 폐경기와 관련된 증상에 처방하기도 한다. 음을 보하는 성질은 호르몬적으로 뿐 아니라 피부의 건조하고 감염된 상태에도 도움을 주어 건선, 습진, 여드름 등 피부 감염에도 사용된다.


음과 양의 조화를 생각하며 빈야사요가와 인요가를 할 수 있고, 몸과 마음의 균형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참 다행이다. 요가 덕분이다.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에디 (http://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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