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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매트가 편하지 않을 때

9. 티트리 아로마 - 요가매트

by 요가언니


다른 요가원에 1회 특강을 다녀왔다. 평소에 수련하는 곳이 아닌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경험이 흔치 않기에 들떴다.

요가원에 들어서자 스텝들이 반갑게 맞아주고, 수련실에 들어가니 아로마 향이 기분 좋게 퍼져있다. 전면 통 유리창으로는 푸르른 나무가 바람에 살랑살랑 춤추는 모습이 보인다. 선생님은 나의 오늘 몸 컨디션이 어떤지 친절하게 물으신다. 그리고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스타일의 수업이 펼쳐진다.
오늘의 신선함은 새로운 공간과 향기,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와 선생님의 목소리, 낯선 사람들, 그리그 그 사이에서 들뜬 나까지. 모든 것의 결과물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 난 오늘 수련에 집중하지 못했다.
이 요가원이, 수련실이, 각종 소도구들이 궁금했고, 선생님의 큐잉이 익숙하지 않으니 앞 사람을 자꾸 쳐다보게 되고, 옆 사람, 뒷사람이 신경 쓰였다.


또한 내 것이 아닌 요가매트가 편하지 않았다. 내 손끝과 발끝으로 지면을 단단히 누르며 힘을 뻗어내고 다시 에너지를 받아 올려야하는 요가매트의 밀착력이 익숙하지 않아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신경이 쓰였고, 공용 매트에 등, 배, 얼굴까지 나의 맨살을 대기가 머뭇거려졌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내 요가매트 위에 누웠다. 항상 펼쳐져 있는 내 요가매트는 수련 용도보다는 방석으로, 엎드려서 책 읽는 용도로, 그리고 누워서 스마트폰을 보는 용도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다 가끔 마음이 동해서 다리찢기가 하고 싶을까봐 항상 그 자리에 펼쳐놓는다.


내 요가매트에서는 티트리 향이 난다. 수십번, 아니 수백번 누적된 에디표 수제 요가매트 클리너 덕이다.
나의 요가매트 클리너는 소독용 에탄올과 네롤리 워터(오렌지블러썸 플로럴 워터) 동량과 항균효과가 있는 티트리 오일을 넣어 만든 것이다. 모든 아로마 오일이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지만 항생, 항감염 작용의 측면에서 티트리 오일을 따라오기는 힘들다. 강력한 살균성을 가지면서도 독성이 없고 피부자극이 없는 오일이다. 감정적으로는 기 에너지를 강하게 하고 용기를 북돋는 효과가 있다.


수련 전에 매트 클리너액을 뿌리고 마른 수건으로 닦아내면 살균작용을 하는 에탄올과 티트리 오일이 날아가고 네롤리 워터의 꽃 향이면서도 과일 향이기도 한 달콤하고 황홀한 향이 매트에 남아 행복한 수련을 도와준다. 한 시간의 수련 후 다시 한 번 내가 만든 매트 클리너를 뿌려 남은 땀자국을 제거하고 깔끔하게 살균한다.

이렇게 나의 요가매트에 누적된 티트리향만큼의 수련의 시간을 누적하기만 하면 된다.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에디 (http://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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