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유칼립투스 아로마 - 트리앙무코타사나
상체를 앞으로 숙여서 만나는 손과 발, 뒤로 젖혀서 만나는 손과 발.
웃타나아사나와 트리앙무코타사나를 할 때마다 사람의 몸이 고무지우개 같다는 생각을 한다. 트리앙무코타사나보다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우르드바다누라사나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요추, 흉추, 경추의 가동범위가 이러한 아사나를 하는데 무리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을 듣고, 머리로 이해하고, 눈으로 직접 보아도 사람의 몸이 앞으로 뒤로 폴더처럼 착착 접히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정확한 웃타나아사나를 위해서는 등근육과 햄스트링을 잘 늘리는 것이 관건이다. 몸 후면의 근육들이 늘어나며 때때로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시원한 느낌이 있다. 반면 몸을 뒤로 젖혀서 손과 발을 만나게 할 때는 몸 전면의 근육을 잘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턱턱 차오르는 호흡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후굴이 쉽지 않은 나는 종종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기분이 든다.
호흡이라는 것이 참 신기하다.
숨이 차오르는 경험은 달리기나 격한 유산소 운동을 할 때, 산소가 부족한 곳에 놓였을 때나 하는 것일 줄 알았는데 요가의 정적인 동작에서 호흡이 곤란한 상황을 자주 만난다. 아직도 드롭백을 할 때면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넘어갈 것 같은 공포와 싸우며 손끝을 바닥을 향해 뻗어낸다.
아쉬탕가 수련 시간에 오늘따라 유난히 옆 수련자의 호흡소리가 거칠게 들렸다. 얼마 전까지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우르드바 다누라아사나를 할 때는 마치 백미터 달리기를 하는 사람처럼 숨을 거칠고 빠르게 쉬었다. 시르사아사나를 할 때면 온 세상을 내 머리에 지고 있는 양 아주 크게 숨을 내뿜었다. 익숙하지 않은 아사나 자체가 목표일 때에는 그것 밖에 보이지 않고 전투적으로 동작의 완성에만 집중하기에 호흡까지 챙길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수련이 끝난 후 선생님께서 ‘호흡을 다스릴 수 있으면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위빳사나 명상에서도 호흡은 그 사람의 정신적 상태를 반영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마음이 평화롭고 고요하면 호흡은 규칙적이고 조용하지만 마음속에 분노와 공포가 일어나면 호흡은 거칠어지고 빨라지는 것을 생각해보면 된다.
나의 몸을 세심하게 관찰할 수 있어야 올바르게 움직일 수 있듯이, 나의 호흡을 면밀히 알아차릴 수 있어야 제대로 집중하고 명상할 수 있다. 나의 호흡 집중 의식에는 유칼립투스와 로즈마리 아로마오일을 블랜딩한 아로마 롤온이 함께 한다. 유칼립투스, 로즈마리, 페퍼민트는 머리를 맑고 상쾌하게 해주는 아로마 삼총사로 두피케어 제품이나, 수험생을 위한 아로마 등으로 자주 만들어진다.
유칼립투스는 특히나 호흡 기능에 많은 도움을 준다. 감기, 기침 등에 사용하여 호흡기능을 향상시키고 울혈, 가래, 담을 제거하고 가슴을 열어주는 효과로 생명력을 회복하게 이끈다. 심리적으로도 숨 쉴 공간을 마련해 더 넓은 자신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기운이 있다.
요가수련은 완벽한 아사나의 완성과 상관없이 내가 받아들이는 만큼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준다. 트리앙무코나사나가 내게 와주는 것은 기약없는 기다림처럼 느껴진다. 이 어려운 아사나를 완성했다고 선생님과 동료 수련생들에게 받는 칭찬은 내 소관이 아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인정하고 기특하고 귀하게 여기는 것은 전적으로 나에게 달렸다.
좋은 아로마로 호흡하고 움직이고 집중하며 에너지를 채운다.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에디 (http://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