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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등과 어깨 근육을 갖고 있는데

5. 페퍼민트 아로마 - 볼테라피

by 요가언니

힘 빼기는 힘들다.


힘을 주고, 근육을 키우는 것이 힘든 줄만 알았는데, 힘을 빼고 근육을 풀어주는 것 역시 쉽지 않다는 것을 요가를 통해 배운다.

양 손을 천장으로 들어 올리면서 어깨에 힘을 빼는 것이 쉽지 않다.

인요가나 회복 요가에서 힘을 빼고 가만히 머무르는 시간을 견디는 것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빈야사 요가만큼이나 쉽지 않다.


양 팔을 앞으로 뻗으며 날개뼈의 건강한 움직임을 체크하는, 너무 단순해서 지루한 동작을 하는데 선생님께서 내 날개뼈가 건강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며 유착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씀하셨다. 당시는 한창 실내 클라이밍에 재미를 붙여 1년 정도 해왔던 터라 내 인생 최고의 등근육과 어깨 근육을 자랑하던 시기였다.


‘이렇게 멋진 등과 어깨 근육을 갖고 있는 사람한테, 근육이 유착되었다고? 유착은 운동을 안 해서 근육, 근막이 들러붙어버린 사람에게 생기는 건 줄 알았는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등근육을 키우는데만 집중했지, 한 번도 풀어주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 어깨와 등에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괜히 아픈 것만 같았다.


그때부터 세심히 폼롤러로, 요가링으로, 마사지볼로 마사지를 하는 습관이 생겼다. 유착되어있는 날개뼈 주위의 근육과 근막을 떼어낸다고 생각하며 꼼꼼히 그리고 꾸준히 마사지했다. 요가에 집중하느라 클라이밍에 소홀해지며 근육이 많이 빠지기도 했고, 신경 써서 풀어주었더니 비로소 양쪽 날개뼈가 비슷한 정도로 움직이게 되었다.

덕분에 폼롤러, 요가링, 마사지볼은 급속도로 내 몸과 친해졌다. 텔레비전을 보더라도 꼭 폼롤러를 등 아래나 다리 밑에 굴리고, 요가링을 날개뼈나 엉덩이 아래에 받쳐놓고, 가방에는 가볍고 부피가 작은 마사지볼을 챙기는 것을 빼먹지 않는다.


특히 마사지볼은 작다고 얕보다가는 큰 코 다칠 만큼 효과가 어마어마하다. 날개뼈 사이에 놓고 누워 있기만 해도 아프기 때문에 근막이 놀라지 않도록 기다렸다가 통증에 적응이 되면 조금씩 팔을 들어 근육을 움직여보고, 이를 둘러싸고 있는 근막이 볼과 접촉하여 뭉쳐있는 결절들을 풀어낼 수 있도록 한다. 조금 익숙해지면 브리지 자세로 엉덩이를 들어 마사지볼이 날개뼈 안쪽을 타고 내려갈 수 있도록 아래위로 몸을 움직여 준다.


마사지볼과 함께 내가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것은 페퍼민트 오일이 들어간 마사지 젤이다. 페퍼민트 오일은 머리를 맑게 해 주고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준다. 기 에너지를 순환하게 해주는 기능이 있어서 소화불량, 복부 팽만감 등에도 사용하고 항염, 항바이러스 효과도 있다. 하지만 가장 탁월한 것은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향으로, 신경과 뇌를 깨워 집중력을 높여줘서 수험생을 둔 어머니들이 많이 찾기도 한다. 나도 공부나 작업을 시작할 때면 책상에 앉아 페퍼민트, 로즈마리를 블랜딩 한 아로마 롤온으로 관자놀이를 마사지하고 코 아래 바르는 의식을 빼먹지 않는다.


이렇게 힘을 빼고, 마사지까지 하고 나면 마무리는 허브티이다. 활기차게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뇌신경을 상쾌하게 자극하는 페퍼민트 티를, 편하게 릴랙스 하고 싶다면 라벤더나 카모마일 티를 따뜻하게 마시면 된다. 고양된 신경을 진정시켜 기분 좋게 잠들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에디 (https://brunch.co.kr/@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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