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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서기를 하고 싶다면 먼저 웅크려라

by 요가언니



“높이뛰기를 생각해보세요. 높이 뛰려면 우선 무릎을 구부리고 몸을 웅크렸다가 에너지를 모아서 점프를 해야 하잖아요. 클라이밍을 할 때 높이 있는 홀드를 잡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그렇게 머리서기를 할 거예요.”


시바난다 요가 시간에 하는 머리서기는 아쉬탕가 요가의 것과 과정이 조금 달랐다. 아쉬탕가 요가의 머리서기, 시르사아사나가 머리를 바닥에 잘 지지하고 코어의 힘으로 쭉 편 다리를 끌어올려 물구나무를 서는 자세였다면 시바난다요가의 것은 척추의 움직임을 활용하는데, 그 양상이 웅크렸다가 도약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설명이었다.


1. 머리와 팔을 바닥에 잘 지지하고 발로 최대한 머리 쪽으로 걸어간다. 그러면 펴져있던 척추가 둥글게 말린다.

2. 무릎을 접은 채 다리를 들어 올려 허벅지가 몸과 수직이 되게 한다. 그러면 척추가 펴졌다가 반대로 휘어진다.

3. 이제 무릎을 펴서 완전한 머리서기 자세를 만든다. 그러면 척추가 펴진다.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나만 이런 일을 겪어야 해?”


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주저앉아 울던 시기는 이제 지났다. 누구나 인생의 상승과 하강 곡선을 타기 마련이고, 하강 곡선을 타는 것에는 분명히 내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상승곡선을 타고 올라가 정상에서 버틸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이었다. 이걸 인정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금 인생의 밑바닥에 있다면 해야 할 일은 몸을 한껏 웅크리는 것이다. 쭈그러져있으라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모으고 응축시켜서 도약할 준비를 하라는 말이다. 시바난다 요가 선생님이 머리서기를 설명하시는 동안 이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쳤고 머리서기를 하는 동안 눈에 눈물이 가득 찼다.


에너지를 모으고 있는 중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곧 도약할 거라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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