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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가언니 Jun 23. 2023

어깨서기가 무섭다면 먼저 할 일

살람바 사르방가아사나

어깨서기는 목에 강한 자극이 오는 자세에요. (출처: 인스타그램)


“목 디스크가 있으세요?”

“그건 아닌데 제가 배가나와서,,, 무거워서 팔로 못 들 것 같아요.”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우선 벽에 다리를 대고 올리는 것부터 시작하죠.”


살람바 사르방가아사나가 어렵거나 두렵다면, 비파리타 카라니를 하면 된다. 엄밀히 비파리타 카라니는 무드라의 한 종류이고, 무드라와 아사나의 효과는 다르다. 하지만 형상이 비슷하게 생겼기에 동작적인 의미에서 유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비파리타 카라니 무드라  (출처: 인스타그램)

살람바 사르방가아사나보다 엉덩이를 좀 낮게, 그래서 목에 부담을 덜어준 것이 비파리타 카라니이지만, 이것마저 부담스럽다면 벽에 다리를 대고 몸을 니은자로 만드는 것부터 하면 된다. 차츰 엉덩이 아래에 블록이나 베개를 하나, 둘씩 받쳐서 엉덩이 높이를 올려보고, 그것도 괜찮으면 블록을 빼고 내 손으로 엉덩이를 받쳐보는 것이다.


대체자세. 벽에 다리 올리고 눕기  (출처: 인스타그램)

어깨서기, shoulder stand 라는 이름에 걸맞게 최종 자세는 어깨가 바닥을 잘 지지하고서는 자세이다. 옆에서 봤을 때 몸이 완전히 수직, 일자가 되도록 말이다. 몸이 일자가 되게 하려면 생각보다 골반을 중심으로한 상체는 앞으로 많이 내밀어야하고, 발끝을 중심으로한 하체는 뒤로 많이 밀어야한다. 앞뒤 두 방향으로의 힘의 저항성이 상승력을 만들어내 발끝을 천장을 향해 높이 올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손으로 엉덩이를 들어 받치는 것까지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완벽한 수직 형태의 자세를 만들기는 어렵다. 나에게도 아직까지 어려운 부분. 목이 과도하게 꺾이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몸을 일자로 만들려면 코어에 힘도 많이 필요하다. 허벅지 사이도 조여야하고 발끝까지 힘을 풀지 않아 길게 유지해야 하고....... 그걸 오랜 시간동안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렵다. 살람바 사르방가아사나가 어려운 자세라고 일컬어지는 이유다.

골반을 얼굴 쪽으로 발끝을 엉덩이 쪽으로 보내면 더 좋겠죠. (출처: 인스타그램)

이렇게 상체가 아래로, 하체가 위로 올라가는 자세를 역전자세라고 부르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머리를 위로, 다리를 아래로 내려 생활하는 우리에게 1~5분의 역전자세가 주는 효용은 크다. 다리가 부었을 때 다리를 위로 올리고 잠시만 있어도 금세 붓기가 빠지는 느낌이 드는 것을 상상해보면 된다. 역전자세는 뇌로의 혈액을 공급하고 하지 순환을  원활히하며, 뇌하수체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해준다. 뿐만 아니라 아래로 쳐져있던 장기가 올라가는 효과까지도 있다. 요가적으로 말하자면 비슛디, 아기야, 사하스라라 차크라가 활성화된다.


역전자세는 운동을 즐겨하지 않는다면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어지러움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럴 때는 다리는 올리지 않되 상체만 숙이는 반역전자세에서 시작을 하며 익숙해지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이를테면 양 다리를 벌리고 다리 사이로 상체를 숙이는 프라사리타 파도타사나 같은 자세 말이다.


프라사리타 파도타사나  (출처: 인스타그램)

요가를 시작한 첫 해에 들어갔던 하타요가 심화 수업에서 선생님이 살람바 사르방가아사나를 20분간 유지하도록 했던 것은 굉장한 충격이었다. 선생님이 알람을 20분으로 맞춰두기도 했고 아무도 내려오지 않아 20분을 오기로 버텼는데, 그 후로 일주일을 꼼짝할 수 없었다. 목 주변의 과도한 신전, 그러니까 목에서 척추까지 이어지는 등근육의 신장성 수축 때문인 것 같다. 지금은 내 몸 상태로 버티기 힘든 고난이도의 아사나나 오래 유지하는 동작을 거의 안하지만, 결과적으로 요가가 고행임을 확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기는 했다.


함께 수련하는 친구가 멋진 살람바 사르방가아사나를 하면 난 얼른 스마트폰을 들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다. 이렇게 곧게 뻗은 자세를 유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너무도 잘 알기에. 매일의 아사나가 전부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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