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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가언니 Jul 13. 2023

이게 가능하기는 한 자세인가

마리치아사나 C

우트플리티히 (출처: Bhavanga Yoga)

아쉬탕가 요가 프라이머리 시리즈는 충격의 연속이었다. 아사나 하나하나 사이에 수리야나마스카라 빈야사가 들어가는 빡셈과 줄줄 흐르는 땀, 수련실을 가득 채운 열기와 습기. 모든 것이 놀라울 다름이었다. 그것도 아무 정보 없이 들어간 일반수업 등록 첫 시간에.


숩타 쿠르마사나 (출처: www.samjiva.com)

이게 가능하기는 한 자세인가? 싶은 것들이 여럿 있었고, 그중 대다수는 지금도 못한다. 시도하고 연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할 수 없다. 이를테면 목 뒤로 두 다리를 걸쳐서 몸을 원으로 만들어 숙이고 양손으로 몸을 감싸 안는 숩타 쿠르마아사나라던가, 가부좌를 튼 다리를 양 손바닥으로 바닥을 밀어 들어 올리는 우트플르티히 같은 아사나 말이다. 마리치아사나 C도 내게는 그런 이상한 아사나였다. 다행히 선생님의 핸즈온 덕분에 바로 가능한 자세의 카테고리로 분류되었고, 요령을 알고 나니 그렇게까지 두려운 아사나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마리치아사나C (출처: http://practicingashtanga.com)

양다리를 뻗고 앉은 자세에서 오른 무릎만 접어 세운다. 왼팔꿈치를 오른 무릎 바깥쪽으로 걸고 서로 미는 힘으로 척추를 비튼다. 이때 왼팔꿈치뿐 아니라 왼 어깨까지 깊숙이 넣는 것이 중요하다. 어깨를 내회전해 왼팔을 뻗은 후 나선형 회전을 이용해 등뒤에서 양손을 맞잡는다. 그리고 고개는 척추와 반대방향으로 돌려낸다. 어깨와 고관절의 유연성이 많이 필요한 자세이다. 특히나 어깨 관절은 약한 관절이니까 무리하게 시도하기보다는 어깨가 풀릴 때까지 조금씩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마리치아사나 D는 한 단계 더 들어간다. 왼 발날을 오른쪽 서혜부까지 반가부좌로 올린 후 오른 무릎을 접어 세운다. 그리고 상체를 회전시켜 왼팔꿈치를 세운 오른 무릎 바깥쪽에 건 후 등 뒤에서 양손을 맞잡는다. 고개는 척추와 반대방향으로 회전한다. 이 아사나를 할 때면 몸을 상자 접기처럼 착착 접고 리본으로 동여내는 느낌이다.

  

마리치아사나D (출처: http://practicingashtanga.com)

여전히 수련실에 들어가면 ‘인간의 팔이 어떻게 이 방향으로 돌지?’와 같은 표정을 짓는 사람들이 있다. 팔을 넘기려고 하면 제한이 있지만 팔뼈를 어깨뼈 안에서 내회전 해서 돌려낸다고 생각하면 가능하다.  


몸을 트위스트 하는 아사나를 통틀어서 회전자세라고 부르는데, 사실 엄밀히 따지면 모든 아사나는 회전아사나이기는 하다. 앞으로 숙이는 전굴, 뒤로 젖히는 후굴, 옆으로 숙이는 좌우측굴, 옆을 돌아보는 좌우회전 모두 에너지의 중심점인 깐다를 중심으로 보자면 회전이기 때문이다. 이를 요가에서는 ‘원만구족’이라고 부르는데, 아사나 움직임의 합은 근원의 형체인 구체를 이룬다는 말이다. 구체는 출발과 끝이 같아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 인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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