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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Oct 03. 2022

어릴 때부터 하는 부동산 공부

- 《부동산 쫌 아는 10대》

“어른들은 창가에 제라늄 화분이 놓여 있고 지붕 위로 비둘기가 날아드는 멋진 빨간 벽돌집이라고 하면 관심이 없고, 100만 프랑짜리 집이라고 해야 비로소 멋진 집이라고 경탄한다.” 《어린 왕자》 속 한 구절이에요. 여기에서 ‘빨간 벽돌집’은 거주와 생활의 공간인 ‘집’을 의미해요. 그럼 ‘100만 프랑짜리 집’은 무엇을 뜻할까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부의 원천인 집, 그러니까 ‘부동산’입니다.


이 책은 부동산에 대해 다루고 있어요. 부동산이라는 개념이 무엇인지, 인간에게 땅과 집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언제부터 토지 거래가 시작됐는지와 함께 토지를 재산으로 축적한 역사까지 알려줍니다.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이해하기 쉽도록 친근한 구어체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에요. 188쪽 분량의 얇은 책이지만 그 안에는 깊이 있는 부동산 얘기들이 가득합니다.


본격적인 부동산 이야기에 앞서 저자는 영화 <기생충>에 대해 언급하면서 집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생각해보게 합니다. 영화 속 반지하 집과 대저택은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데요. 이처럼 오늘날 집은 우리를 나타내주는 수단이자 일상의 거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동산 쫌 아는 10대》오승현 글 l 방상호 그림 l 출판사 문학동네 l 가격 1만3000원


특히 요즘은 부동산으로서 집의 가치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시대입니다. 우리나라가 50층 이상 주거용 초고층 건물을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이 보유한 국가라는 걸 알고 있나요? 50년 사이 땅값이 4000배가 오른 나라라는 건요? 집은 사는 것(buy)이자 사는 곳(live)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 집은 사는 곳(live)이기보다 사는 것(buy)이라고 인식되기 시작했어요. 예전에 집이란 대대손손 물려주는 곳이었지만 요즘 사람들에게는 언제든 팔고 이사 갈 수 있는 곳이니까요.


저자는 이러한 부동산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땅’이라고 말합니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같은 프랜차이즈 빵집들도 똑같은 브랜드, 똑같은 빵이라도 지역마다 가격이 다른데요. 2019년 기준으로 뚜레쥬르의 ‘낙엽 소시지 브레드’라는 빵은 강남점에서 2700원에 팔았지만 신림사거리점에선 1800원에 팔았다고 해요. 땅값이 비싼 곳에 위치한 가게는 그렇지 않은 가게보다 물건 값이 더 비싸지요. 토지에서 핵심적인 차이는 위치이고, 토지의 위치가 토지의 가치를 결정합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부동산 개념이지요. 여기에서 삶의 터전으로서의 주택 개념은 희미해지고 부동산 개념이 뚜렷해집니다.


요즘 건물주가 꿈이라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부동산은 현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도 중요한 이슈일 텐데요. 이 책을 읽고 부동산에 관한 시사점을 잡아 학생들끼리 독서 토론을 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김미향 출판평론가·에세이스트



2022년 9월 26일(월) <조선일보> '재밌다, 이 책!' 코너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http://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9/26/20220926000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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