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랑하는 법을 알려주는 영화, <베일리 어게인>

- 댕댕이는 사랑입니다

by 김뭉치

브런치 무비패스를 이용하여 시사회를 통해 선감상한 영화입니다.



1. 남편의 개가 죽는 순간을 기억한다. 남편은 바스라질 듯 마른 사랑의 몸을 안고 오열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기 전, 사랑은 온 힘을 다해 높은 남편의 침대 위로 뛰어올랐다 한다. 그는 그렇게 제 힘으로 남편의 얼굴을 보고 싶었던 걸까. 사랑은 남편의 품에서, 사랑받으면서, 그렇게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나는 한번도 댕댕이를 키워본 적 없으면서도 그 광경을 지켜보며 울었다. 베일리처럼 사랑 앞에 또 다른 생이 펼쳐질 걸 알고 있었더라도 눈물을 멈추진 못했을 테다. 그러나 사랑에게 또 다른 생들이 주어진다면, 하는 생각만으로도 적잖은 위안이 된다.



2. 시엄마가 키우시는 강아지들, 그중에서도 희망은 사람을 잘 따른다. 희망은 늘 사람들을 바라보고 사람 곁으로 오고 사람 앞에서 꼬리를 흔든다. 희망을 보다 보면 댕댕이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전하는지 알 것만 같다. 그들은 우리를 조건 없이 사랑한다. 우리가 주는 것이 없어도 그들은 그렇게 무조건적으로 사랑할 뿐이다. 진짜 사랑이란 이런 거라고, 그러니 너희들도 이렇게 사랑하라고, 꼰대처럼 말하지 않고서도 보여주는 것이다.



3. 영화 <베일리 어게인>의 무드를 설명하기 위해 잠시 원작 W. 브루스 카메론의 『베일리 어게인』 속 문장들을 빌려본다. 이 영화의 무드는 이른바 이런 것이다.


맘과 그랜드마는 내가 꼬리 밑에서 향기로운 기체를 내뿜기만 하면 투덜거렸기 때문에 이번에도 꽁무니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하자 나는 나쁜 개가 되었음을 알았다. 그랜드파는 그 냄새를 어찌나 싫어했는지 심지어 자기가 그 냄새를 풍겼을 때도 ‘이런, 베일리!’ 하고 소리치곤 했다.

- 『베일리 어게인』 , W. 브루스 카메론 지음, 이창희 옮김, 페티앙북스, 2018, 원제 A Dog's Purpose(2010년), p.233


『베일리 어게인』 , W. 브루스 카메론 지음, 이창희 옮김, 페티앙북스, 2018, 원제 A Dog's Purpose(2010년)


<베일리 어게인>은 귀엽고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가족 영화의 무드는 그대로 가지고 가면서 죽음과 삶의 목적으로 위시되는 인생 전체를 아우른다. 이름 없는 강아지, 베일리, 엘리, 티노, 버디까지… 베일리는 각기 다른 강아지로 환생하지만 그는 언제나 우리에게 진실된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이리오개 안아줄개”라는 이 영화의 카피처럼 말이다.



동화 같은 풍경과 아름다운 선율 사이로 펼쳐지는 귀여운 댕댕이들의 모습은 꼼짝없이 스크린 앞의 관객을 힐링의 초원으로 안내한다. 후반부로 가면 기어코 눈물 콧물 다 쏟아내게 만드는데, 그게 그리 싫지만은 않다. 사랑스러운 댕댕이들의 모습을 실컷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소임은 다 한 것 같단 생각이 드니 말이다.



<베일리 어게인>은 2200만 달러로 제작됐고 손익분기점은 5000만 달러였다고 한다. 그러나 북미에서 벌어들인 돈이 2억 달러를 넘겨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이미 2017년 미국에서 개봉한 이 영화가 2019년이 다 되어서야 개봉하게 된 이유로(국내 2018년 11월 22일 개봉 예정) 헨리를 꼽는다. 가수 헨리가 <베일리 어게인>의 속편 <어 도그스 저니>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어 화제성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귀여운 댕댕이들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헨리 주연의 속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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