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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Aug 20. 2023

국내에 딱 두 권 번역되어 있는 책

소설 『Y 교수와의 대담』은 매우 희곡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화자인 셀린과 Y교수(레제다 대령) 둘의 대화로만 전개되며, 중간중간 셀린이 자신의 마음을 설명하나 그마저도 희곡의 지문 또는 독백과 같다. 희극적이면서도 엉뚱하고 유의미해 보이면서도 무의미한 대화들은 일견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를 연상시킨다(다만 Y교수는 갈리마르를 기다린다는 점에서 다르다).


화자 셀린의 말투는 자유롭고 신랄하며 작품 전체적으로는 해체적이다. 계속되는 말줄임표는 셀린이 이 작품을 통해 형식적 실험을 이뤄냈다는 점을 일깨운다. 속어와 비어가 점철된 노골적인 문체는 체계 없는 말들의 화려한 향연과 찰떡궁합이다. 셀린은 냉소주의자나 성격파탄자로 보이며 시건방지기까지 한데, 그 점이 독자로서는 무척 유쾌하다.


『Y 교수와의 대담』은 국내에 딱 두 권이 번역되어 있는데, 읻다와 워크룸프레스(『Y 교수와의 인터뷰』)가 그 두 출판사다. 읻다는 가독성이, 워크룸프레스는 정밀함이 돋보인다.


(김미향 / 출판평론가, 에세이스트)




2023년 8월 14일(월) <스포츠경향> '출판숏평' 코너에 게재된 원고입니다

https://sports.khan.co.kr/bizlife/sk_index.html?art_id=202308141515003&sec_id=56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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