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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뭉치 Dec 02. 2018

공감각의 세계

- 백민석, 「공감각의 세계」 『브루노 슐츠 작품집』 리뷰 중에서 

하지만 슐츠는 인용한 문장들에서 보듯 시각의 다른 감각화에도 능했다. 내 생각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병약했던 그의 건강, 그리고 평탄치 않았던 성장과정이 그의 감각을 특별히 열려있게 하지 않았을까. 몸이 자꾸 아프면 사람은 내외부의 감각에 예민하게 된다. 그리고 몸의 활동량이 적어지면 자연히 공상이나 상념에 잠기는 시간도 길어진다.
슐츠는 1892년 폴란드에서 태어나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을 모두 겪었다. 그의 소설에서 매번 그로테스크한 병자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아버지는 실제로 병석에 누워 지내는 날이 많았다고 한다. 바깥세상은 전쟁의 기운이 넘실대고 가정에는 아버지도 환자요 자신도 아프니 그야말로 암울한 삶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환자의 병적 증상을 보듯 그로테스크하고 어둡기 그지없지만, 또한 그 암울함의 반작용인 듯한 유머도 넘친다. 죽음과도 같은 세계 위로, 봄날의 약동하는 생명력이 넘쳐흐른다. 실제로 『브루노 슐츠 작품집』에서 가장 긴 작품이 봄날의 기운이 꿈틀대는 몽환적인 「봄」이다.


『브루노 슐츠 작품집』브루노 슐츠 지음, 정보라 옮김,을유문화사, 2013



편집후기


이번 마감 때 만난 반가운 글. 백민석 작가님이 『브루노 슐츠 작품집』을 리뷰해주셨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소설이라 교정지를 받아 들고 나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고야 말았다. 슐츠의 작품에 대해 '공감각의 세계'라 평해주셨다. 백민석 작가님의 아름다운 리뷰는 <기획회의> 477호(2018. 12. 5 발행)에 게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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