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뭉치 가족의 하늘정원 첫 차례
이렇게 사진까지 다운로드 받아가며 준비했는데 오늘 엄마 차례상은 엉망진창 시트콤.
납골당에서 차례를 처음 지내보는 우리 가족은 먼저 인산인해로 붐비는 하늘정원을 보고 깜짝 놀랐다. 끝없이 움직이는 차들과 사람들은 내가 차례를 지내러 온 건지 캠핑장에 온 건지 헷갈리게 만들었다. 그래도 자연장하신 분들과 우리처럼 유골을 모신 분들이 제각각 지어내는 추석날 차례 지내는 모습은 그야말로 진풍경이라 남편이랑 계속 감탄을 했다.
우리는 운이 좋아 두 팀을 기다려 차례를 지낼 수 있었는데 아뿔싸. 사과와 배, 거봉을 안 챙겨 왔다. 남들 차례상은 휘황찬란 상다리가 부러지는데 간소하게 한다다니 아예 과일 빠진 우리 차례상은 초라함 그 자체. 그나마 시엄마가 챙겨 주신 갈비찜과 한과 덕에 면이 섰다. 아침부터 그릇을 깨 먹은 나는 과일까지 빠뜨려 먹었구나. 오늘도 뭉치짓을 하고야 말았구나. 아빠는 향을 빼다 향을 쏟아 버렸고 동생은 차례상을 정리하다 술을 쏟아버렸다. 이마저도 아빠 술 좀 덜 마시라는 엄마의 현신이라며 농담하는 우리. 뒤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기다려 엄마한테 진지 잡수실 시간도 충분히 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또 죄송했다. 납골당에 있는 엄마 사진 쓰다듬으며 내 꿈에 오셔서 납골당 차례가 좋은지 집 차례가 좋은지 알려달라고 부탁하고. .
아빠가 잘 알지만 전날부터 차례 지내는 법 공부한 남편은 집사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 사람이 참 인간미 없게 우리 가족 다 실수하는데 혼자만 완벽하다!
할머니댁으로 가는 길에 끝없이 이어지는 하늘정원행 차들을 보며 입이 떡 벌어졌다. 그래도 다음 설엔 리스트를 만들어 잊지 않게 용품들 챙기고 일찍부터 와서 줄 서기로 결정. 도전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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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뭉치의 에세이 『엄마는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도 많이 사랑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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