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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저 May 15. 2023

7pm. 퇴근 지하철에서

집 가는 길은 피곤하지만 행복해

7pm. 

지하철이 도착했습니다. 출근길과 퇴근길은 같은 지하철이지만 사뭇 다르다. 우선 열차 안에 사람들이 적고, 내 두 눈이 극도로 피곤하다는 차이가 있다. 이렇게만 쓰면 너무 부정적인 것 같지만, 집에 간다는 행복함으로 발걸음만큼은 가볍다. 


집에 가는 길은 조금 진이 빠져있다. 무엇보다, 하루 종일 모니터 속 활자를 보았던지라 책을 읽거나 글을 읽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져 있다. 


지하철에서

한 때는 통근하는 지하철에서 책을 읽기를 도전한 적도 있다. 왕복에 약 2시간이 걸리는 만큼, 얇은 책 한 권은 읽을 수도 있는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이 노력은 며칠가지 않았다. 요즘에도 종종 내가 읽고 싶은 날에 종이책을 읽거나 전자책을 읽는다. 


많은 시간, 지하철에서 유튜브를 보거나 눈을 감고 쉬는 경우가 많다. 참 이상한 일이다. 눈이 건조한데 왜 책은 읽을 수 없어도 영상은 눈에 들어올까? 영상을 본다면 대부분 영화나 드라마의 요약본을 본다. 가끔은 팟캐스트를 듣거나 전자책을 듣는다. 


무선 헤드셋을 낀 사람들

요즘은 지하철에서 무선 헤드셋을 낀 사람들을 많이 본다. 나는 스마트폰을 살 때 받았던 무선 이어폰을 쓰는데, 가끔은 무선 헤드셋을 살까 고민을 한다. 무선 헤드셋을 낀 사람들이 멋져 보이기도 하고 귀 안에 이어폰을 넣지 않아 위생적인 것 같다. 그렇지만, 쇼핑하기 위해 무언가를 찾아보고 비교하는 과정을 극도로 귀찮아해서, 아직 헤드셋을 사지 않았다. 


나 같은 사람은 오히려 SNS나 배너 광고에 취약하다. '사야지' 하고 있던 것이 배너 광고에 뜨면 꼭 눌러본다. 그렇게 최근에 가방을 하나 샀고, 만족은 하지만 뭔가 상술에 넘어간 기분이라서 찝찝했다. 이 가방을 사고 나서 인스타그램을 삭제했다. 뭐랄까, 그래 내가 산 건 맞지만 SNS의 상술에 넘어갔다고 핑계를 대고 싶었지 때문이다.


지하철에서 내리면

매일, 지하철에서 내리는 순간을 기다린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밖으로 나간 순간 느껴지는 공기가 상쾌하다. 집에 가는 길에는 무선 이어폰을 빼고 걸어간다. 이제 저녁을 먹고 쉬면 된다. 그렇지만, 아직 하나의 업무가 남아있다. 






사진: UnsplashZach Vess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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