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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저 Dec 09. 2022

사이드잡으로 번역, 1년 해봤습니다

사이드잡으로 번역, 고민 중인가요?

몇 년 전, 지인의 소개로 1년 동안 프리랜서 번역가로 일한 적이 있다. 당시 회사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프리랜서 일은 요즘 말하는 ‘사이드잡’이었다. 부업이었는데 하루에 약 1시간 정도 일하면 한 달에 용돈 정도는 들어오는 일이었다. 나는 흔쾌히 한다고 했고 1년 가까이 사이드잡으로 번역을 했다.


돌이켜보면 월급 외에 돈이 들어온다는 건 좋았다. 어쨌든 돈은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삶이 더 안정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반면, 삶은 안정적이었지만 마음은 조급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사이드잡의 장단점을 저울에 올려놓았을 때, 단점이 더 크다고 생각했고 그만두었다.


단점 1: 마음이 조급해졌다.

사이드잡이 있으니까 일이 끝나도 끝나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사이드잡까지 있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일이 끝나고 집에서 쉬고 싶은데 다른 일이 있는 것이다. 사이드잡의 업무 강도가 강하지는 않았지만 그 부담감이 너무나 컸다. 항상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 이 생각에 조금은 질식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단점 2: 페이가 올라가지 않았다

페이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건, 나의 경력이 인정받지 못한다는 뜻도 된다. 그러니까 이 사이드잡을 오래 한다고 해서 내가 기하급수적으로 돈을 벌거나 나중에 경제적 자유가 온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보니까 사이드잡을 하는 것보다 업무 외 시간에 본업의 커리어 역량을 키워서 연봉을 올리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 마음 가짐을 가지고 사이드잡을 그만두었다.


단점 3: 사이드잡의 수입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점이다. 사이드잡으로 일을 해서 번 돈을 저축하거나 어떤 목적을 가지고 모으지 않았다. 그러니까 사실상 수입이 늘어서 풍족한 느낌은 있지만 그 효용이 엄청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너무 긴 시간을 일한다는 부작용으로 쓸데없는 지출이나 소확행 같은 곳에 소비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때 모았던 돈이 하나도 없다.


요즘 보면, 사이드잡의 열풍이 여전히 남아있다. 나는 사이드잡을 정말 응원하는 사람이다. 본업 외에 다른 수입원을 찾을 수 있고, 다양한 업무역량을 키울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만큼, 나의 시간이 들어가고, 또 취미나 본업의 업무 역량 강화 등에 투입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건 분명하다.


지금 나는 사이드잡을 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누군가 내게 번역 사이드잡을 물어본다면 흔쾌히 추천한다. 한 번 해보고, 맞지 않으면 그만두면 되니까 부담 없이 시작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사진: Jp Va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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