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착하게 살아야 해요
프리랜서 번역일을 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프리랜서 플랫폼에서 일감을 따오는 것과 지인을 통해서 일감을 얻는 방법이다. 나는 두 가지를 다 해봤는데, 결과만 말하자면 지인을 통해서 일감을 얻는 것이 훨씬 좋다. 보수도 더 높고 마감일 등 기한은 정하는 데 더 수월하다.
프리랜서 플랫폼에서 일감 찾기
프리랜서 플랫폼의 장점은 새로운 일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프리랜서는 어쨌든 지속적으로 일을 따오는 것이 중요한데 주변 지인이 언제나 일을 줄 수 있는 건 아니기도 하고 플랫폼에 올라오는 일감의 가짓수가 훨씬 많다.
플랫폼은 특히 신입 프리랜서 번역가에게 좋다. 신입 프리랜서는 지인이나 기존의 프로젝트에서 일을 가지고 오기 어렵기 때문에 플랫폼에서 데뷔하는 경우가 많다.
플랫폼의 단점은 단가다. 아무래도 무수한 번역가와 경쟁하면서 일을 따내야 하기 때문에 단가가 시장의 수준에 맞거나 올려도 조금 올리는 수밖에 없다. 주로, 플랫폼에 처음 데뷔할 때는 가장 낮은 단가 평균에 맞추고 몇 개 프로젝트를 얻고 리뷰를 받으면 단가를 조금씩 올리는 식으로 한다.
나 역시 처음에는 가장 낮은 단가 층에서 제안을 해서 프로젝트를 몇 개 받은 후에 단가를 아주 조금씩 올려갔다.
플랫폼의 또 다른 스트레스는 '마케팅'이다. 프리랜서는 어쨌든 플랫폼에서 나를 팔아야 한다. 다른 경쟁자보다 내가 매력적인 이유가 가격이든, 경력이든 무엇이든 있어야 한다. 이 점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을 꽤 많이 보았다. 처음에 부담감을 너무 느껴서 프로필을 생성조차 못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런 부담감을 어떻게 조절할지에 대한 글도 쓰려고 한다.
지인을 통해서 일감 찾기
플랫폼을 통해서 알게 된 고객사와 좋은 관계를 맺어서 계속 일을 함께하면 그 관계가 '지인'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지인한테 일감을 받으면 장점이 많다. 보수는 플랫폼보다 높은 경우가 많고 지인의 지인을 통해서 소개를 받으면 프로젝트를 더 많이 받을 수도 있다.
지인한테 일을 받을 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면 바로 '품질관리'다. 지인이 나의 사회적 인맥 안에 있는 사람인만큼 일을 더 제대로 해서 줘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물론, 프리랜서 일도 양질의 결과물을 줘야 하는 것이 맞지만, 지인의 일을 할 때는 그 부담감이 더 큰 편이다.
일감을 찾는 가장 쉬운 방법
얼마 전, 프리랜서 번역가로 일했던 지인을 만난 적이 있다. 꽤 많은 책을 번역하고 번역 요청이 꾸준히 들어온 분이었다. 내가 "어떻게 꾸준히 일감을 받냐"라고 물었을 때 지인은 선하게 웃으면서 답했다. "일을 제대로, 열심히 해주고, 어디에서 누가 일을 줄 줄 모르니까 항상 착하게 살아야 한다"라고.
지인의 말을 듣고 머리가 띵한 기분이었다. 그렇지, 착하게 살면 그리고 열심히 일하면 어떻게든 좋은 기회가 온다. 명쾌한 답변이었다. 지인이 하고자 했던 말은 '품질 관리와 바른 인성으로 평판을 좋게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가 아닌가 싶다. 이 법칙은 비단 프리랜서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테니, 참 바르게 살아야겠다.
사진 출처: Markus Spis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