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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민진 Dec 05. 2021

나무와 돌탑

드로잉- 인제 백담사

물소리 들려 산길 앉았다.

부딪고 소용돌이 일더니

바위 넘어 맑은 빛으로 부서져 내린다.


백담사 뜰에 은행나무가 섰다.

나란히 서며 낙엽 스치며 

지나는 이들이 나무를 담는다.

스님 두 손 모으고  

낙엽 둘러 나무를 올려본다.

하늘 닿는 가지에

설악의 검푸름 흘러든다.

만해 조각상을 지난다.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

바위돌이 님을 울리고

수없는 돌탑이 그리움을 쌓는다.


나무가 잎을 떨군다.

바람이 차다.

빈 가지 견디며

새 날의 빛으로 푸른 잎 피우리.


*시집 <님의 침묵> 서문




(인제 백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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