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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민진 Oct 28. 2023

서강에 섬이 있었네

드로잉- 영월 서강 3

고요한 동강에 서다

또 하나의 물길 서강을 따른다.


산을 지나며

오랜 물길 산을 넘지 못하니

골 깊이 굽이쳐 흘렀다.

크고 높은 바위 부수어 열고

구불한 길 곧게 나아가

청령포를 이루니 뭍의 섬이라.


어린 왕이 유배를 떠난다.

남한강 물길 거슬러 고개 넘어

강 건너 청령포로

모래밭 자갈길 깊은 숲으로.

나무 갈래에 던 그늘의 날들

휘어 치솟은 소나무는 보고 듣고.

돌 쌓아 올리던 그리움을

절벽 깊은 강 흘러갈 먼 곳 향하던 눈길을

그 울음을


단종은 짧은 생을 마쳤다.

어수리 연푸른 빛으로* 

나물밥과 도톰한 떡에 품어

영월은 조용히 들려준다.


서강에 섬이 있었네

모든 길 닫히고 슬픔만이 흘렀네


*백성들이 올렸던 어누리 나물




(영월 서강 선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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