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대단한 행위가 아닙니다

일상 속 끼적이기부터 시작합시다

by 임효진


저의 블로그 제목인 '팔리는 글쓰기'는 말 그대로 독자들이 돈을 주고서라도 읽을 만큼 매력적인 글을 쓰자는 생각으로 지었습니다. 본업이 강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오래전부터 같은 내용으로 강의도 진행해왔지요.


처음에는 이런 제목으로 강의를 한다고 하면 종종 ‘얼마나 싸구려 글을 쓰길래’, ‘글까지 팔아야 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식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글은 인간의 정신을 담은 소중한 창작물인데 그걸 상업적으로 연결하다니 혐오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더라고요.


요즘은 글쓰기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보니 그런 댓글을 못 본 지가 꽤 됐습니다. 어쩌면 그 댓글을 달았던 분들은 글쓰기의 상업화가 더 심해졌다며 어딘가에서 슬퍼하고 계실지 모르지만, 저는 이런 방향성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글쓰기는 개인의 정신, 나아가 인류의 정신이 담긴 찬란한 문화유산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글이 그렇게 찬란할 필요는 없습니다. 글쓰기는 신성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것이 되어야 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모든 일상, 모든 순간에서 글을 접합니다. 책이나 뉴스까지 갈 필요도 없습니다. 식당 키오스크에 적힌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든지, 화장실에 적힌 ‘쓰레기는 쓰레기통에’라든지, 지하철 안 전광판에 뜬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같은 것들이 모두 글이거든요. 이런 글들은 위대한 문학작품이 되기 위해 쓰인 게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바로 소통이지요.


어쩌면 우리에게 더 자주, 더 많이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 위대한 문학작품보다 이런 일상 속의 글들이 아닐까 합니다. 일상을 편리하게 만들어주고, 서로를 한 번 더 배려하게 되고, 작은 상냥함을 느끼게 해주니까요.


image.png?type=w1 (보세요, 이런 글 얼마나 훌륭합니까)


그래서 문학작품이든 일상적 글쓰기든, 일단은 소통이 잘 되는 게 우선입니다. 그러니까, 잘 읽혀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려면 너무 위대해서 대중들이 감히 범접하지 못할 정도가 되면 곤란하겠죠. 오히려 쉽고 편하게, 읽는 사람도 그렇고 쓰는 사람도 그래야 합니다.


글쓰기가 반드시 신성한 행위일 필요는 없습니다. 엄청난 예술성이나 지성을 담아낼 필요도 없고요. 그런 부담감을 가지는 순간 글쓰기는 아무나 못 하는 어려운 일이 됩니다. 그렇지만 진짜 글쓰기는 사실 아무거나 끼적이는 것에서 시작되거든요. 제 말을 믿어보세요. 나름 글쓰기로 20년 가까이 밥을 벌어먹고 살아온 사람이랍니다.


일상적으로 편하게 글을 쓰고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상황에 따라, 필요에 따라 쓰는 실용적인 글. 우리의 글쓰기는 그렇게 시작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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