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은 '내가 누구인가'를 말해주는 한 문장

작가의 컨셉이 분명해야 하는 이유(1)

by 임효진

컨셉이란 쉽게 말해서 내가 누구인지를 분명하고 간결하게 표현한 것을 말합니다. “나는 책 만드는 사람”라든지 “나는 하루에 한 쪽씩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컨셉은 원래 공연이나 작품에서 사용하던 말이지만 요즘은 여기저기서 일상적으로 쓰이더라고요. 주로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너 오늘 컨셉 괜찮다?”

“걔는 진짜 컨셉 잘 잡았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비칠지, 즉 평소에 컨셉을 어떻게 잡을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패션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그렇지요. 그런데 글쓰기에서도 컨셉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서 “나는 이런 글을 쓰는 사람이다”라는 걸 미리 정해두면 좋다는 뜻입니다. 작가로서 나의 컨셉을 잘 잡아놓으면 그에 맞춰 글을 풀어나가기가 수월해지거든요. 전문적인 컨셉을 잡았다면 뭔가 좀 있어 보이는 어휘를 사용하면서 냉철한 느낌으로 글을 풀어나가면 됩니다. 친절한 컨셉을 잡았다면 친근한 어휘를 사용하면서 다정다감한 느낌을 주면 되고요.


컨셉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컨셉이 분명할수록 독자들의 기억에 잘 남는 건 사실이지요. 그러니까, 스스로를 브랜딩하기가 쉬워진다는 뜻입니다.


마치 과녁에 맞춰 총을 쏘는 것과 비슷합니다. 두 사람이 총을 쏘는데, 한 사람은 스무 발을 여기저기 마구 쏴댄다고 합시다. 반면 다른 사람은 딱 한 발만 쏘는데 정확히 과녁 한 가운데를 맞췄다고 합시다. 둘 중에 누가 더 명사수일까요? 대책 없이 여기저기 쏴대는 사람보다 한 발로 급소를 맞추는 사람이 훨씬 낫습니다.



image.png (둘 중에 누가 더 명사수일까요?)


글쓰기도 그렇습니다. 별다른 컨셉 없이 이것저것 생각나는 대로 쓰는 사람이 있고, 분명한 컨셉을 가지고 그 주제에 맞게 글을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둘 중에 누가 ‘작가’에 더 가까울까요? 아무래도 후자가 아닐까요? 물론 다른 사람에게 작가로 인정받기보다는 내 스스로의 만족감을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상관없지만 말입니다.


책의 경우는 제목이 곧 컨셉이지요. 제목이 좋으면 절반은 성공입니다. 컨셉이 분명한데다가 호감을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으기에 유리하지요. 하지만 분명한데다가 좋기까지 한 제목을 찾기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좋은 컨셉’이라는 것의 정의가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가진 콘텐츠와 잘 맞아떨어지기까지 해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어떤 것이 ‘좋고 분명한 컨셉’인지를 고민한다면 분명 아무 생각 없이 글을 쓰는 것보다는 방향성이 생기겠지요.


참고로 컨셉(concept)의 올바른 표기법은 ‘콘셉트’입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그마저도 ‘개념’으로 순화해서 사용하라고 권고합니다. 그렇지만 왠지 어색하지 않나요? “너 컨셉 잘 잡았다”라는 말은 종종 하지만 “너 개념 잘 잡았다”라는 말은 잘 안 하잖아요. 그래서 여기에서는 많은 분들에게 익숙한, 그리고 제가 표현하려는 의도에 좀 더 가까운 ‘컨셉’으로 통일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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