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요가일기

몸을 써보자, 제대로

1주 차 몸 사용기

by 김현임

요가를 시작했다. 매일 아침과 저녁 하루 2번, 때때로 3번씩. 꽤나 본격적인 시작이다. 함께 요가를 시작한 남편은 ‘무리’ 하지 말라지만 나는 요가를 운동보다 ‘수련’에 가깝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딱히 내 몸에 무리가 간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내가 수강 중인 요가 클래스는 정통 요가인 ‘하타’와 ‘빈야사’를 비롯해 요가 동작을 활용한 기구 운동인 ‘번지 요가’와 ‘플라잉 요가’ 그리고 스트레칭이 접목된 ‘힐링 요가’와 ‘매트 필라테스’로 구성되어 있다.


요가 일기를 쓰자고 마음먹은 후 각각의 클래스마다 오늘은 어떤 동작에서 어떤 부위에 자극을 느꼈는지, 어떤 한계를 느꼈는지 기록하고자 했지만 막상 수업을 시작하면 동작을 따라 하기 바빠 오롯이 운동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세세한 기록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오롯한 집중. 어떤 도구도 없이 내 몸 구석구석을 ‘사용’해 움직임에만 온 정신을 쏟을 수 있는 경험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희열을 주었다. 잡념이 끼어들 틈이 없다. 이건 정말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수련이었다.


요가 수업 첫날, 합장한 손으로 ‘나마스떼’를 나눈 뒤 명상을 시작했다. (나는 요가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이 고요한 인사가 참 좋다. 인사말을 나누기에 말 그대로 인사라 칭하지만 수련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의식에 더 가깝다) 두 다리를 포개어 앉아 두 손등을 무릎 위에 가볍게 올려놓은 뒤 어깨에 힘을 빼 툭 내려놓고 척추를 곧게 뻗되 꼬리뼈를 살짝 안으로 말아 아랫 복부에 적당한 힘을 준 뒤 상체의 무게 중심을 살짝 뒤로 옮겨 가면, 명상을 위한 기본자세가 완성된다. 명상을 그저 앉아서 두 눈을 감고 생각을 멀리하는 것인 줄로만 알았지 기본자세를 잡는 것만 해도 이렇게 세세한 과정이 필요한 줄 미처 몰랐다.


이 와중에 들이마시는 호흡과 내뱉는 호흡은 일정하게 유지해 주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눈을 감아야 명상이 시작된다. 이다음을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까. 명상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울컥, 목구멍에서 뜨겁게 올라오는 무엇과 마주했다. 일순간 두 눈에 뜨겁게 차오른 눈물을 눈꺼풀로 다지듯 잠가낸 후 호흡을 좀 더 깊숙이, 몸 안쪽까지 흘려보낸 후 모두 빠져나갈 때까지 내뱉었다. 아직까지도 대체 그게 무엇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정체가 무엇이든 나는 그것을 ‘진짜’라고 여기고 싶었다.


나는 앞으로 명상 중 잡념을 떨치는 수련에 좀 더 집중해보려고 한다. 요가 동작을 유지하는 동안 느끼는 신체적 고통을 극복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 것은 물론이고(아무런 지지대 없이 머리를 감싸 안은 두 팔과 복부의 힘만으로 두 다리를 들어 올리는 물구나무 자세는 언젠가 꼭 해내고 싶다!) 명상 도중 자꾸만 파르르 떨리며 떠지는 눈을 조금 더 편하게 감아내고 싶다.


나의 첫 요가는 10년 전쯤, 아마 갓 이십 대를 넘긴 때였을 것이다. 20살에 처음 경험한 요가는 오직 예쁜 몸의 라인을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너무너무 재미없게 꾸역꾸역 수강일을 채워야 했다. 내 몸에 오롯이 집중하는 경험을, 그때는 하지 못했다. 그래야 할 필요성 조차 느끼지 못했으니까. 적당히 몸이 망가지고 삶에 찌든 30대에 비로소 요가의 참된 맛을 알 수 있었다. 명상 중 터진 울음을 삼킨 후 생각했다. 이거다. 나는 앞으로 요가 수련에 정진해야겠다. 내 몸의 움직임에 오롯이 집중하고 호흡한 뒤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경험, 이게 진짜다. 하루하루 수련을 마칠 때마다 어쩐지 조금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가는 기분이 든다.



Ps. 일주일 동안 모든 수업을 수강해본 결과 나에겐 정통 요가인 ‘하타’와 ‘빈야사’가 잘 맞았다. 그중에서도 ‘빈야사’의 리드미컬한 연속동작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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