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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임 Mar 31. 2021

밖은 온통 봄

뭔가 새로운 일을 벌일  있을 것만 같은. 그런 희망이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만 같은 화창함.

대책 없이 파란 하늘 아래 녹은  냄새와 풀냄새 섞인 깨끗한 바람이 불어오면 나는 속수무책으로 계절의 유혹에 허청이는 한낱 미물이 된다.

창가에 기대어 허공에 코를 대고 한참을 킁킁거리기 일쑤.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지만 자꾸만 창문을 열어  안에  실린 바람을 들여놓는다.

바람엔 생생한 기운이 깃들어 있어 집안에 가두면 흩어져 가라앉는다. 들어  바람이 도로 나갈  있게  집안의 창문을 열어두어 바람길을 마련하면 생생한  계절의 바람을 온전히 맛볼  있다.

그 아래서 책을 읽으면 더 즐겁고, 커피를 마시면 더 향긋하다. 옆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은 우리 개도 바람을 쫓아 낮은 허공에 대고 코를 킁킁. 바투 앉은 두 등허리가 연신 코를 벌름이는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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