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의 비밀2

아무래도 참을 수 없는 사람들

by 김현임


어느날 문득 아꿍이의 남은 형제들이 궁금했다.

시골 마당에서 대책없이 태어난 8마리의 강아지들 중 남은 7마리.

불현듯 밀려오는 두려움에 가슴이 저린다.

아꿍이랑 똑 닮았을 일곱마리의 생명들

어디서 어떻게 살아 있을지.

살아는, 있을지.

개장수에게 팔려갔을까,

애기 때 다른집에 보내졌다가 버려진 놈은 없을까,

시골집 마당의 짤막한 목줄에 묶여 사는 놈도 있을까,

아니, 살아라도 있으면 다행인걸까,

무섭지만 현실적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아꿍이는 이제 우리집에 없어선 안될 소중한 보물이지만

새끼를 여덟마리나 낳게하고

감당 안된다며 남에게 쉽게 줄 거면

애초에 중성화 수술을 시키지.

원망 때문에 밤잠을 설친일이 있다.


나는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생명을 홀대하는 인간을 참을 수 없다.

쇼윈도의 조명 아래서 가격표를 붙이고 팔려나가는 펫숍 강아지들

펫숍에 팔릴 강아지를 낳기 위해 때마다 배가 갈리는 강아지 공장의 모견들

젖에 계란만 한 종양이 생겨 죽는 모견들

생식기가 빠져나와 죽는 모견들

가정 분양이라며 인스타그램에 어린 강아지 사진을 잔뜩 올려놓고 파는 인간들

그런 인간들에게 강아지를 사서 기르다 싫증 나면 버리는 인간들

동물 카페

관광지의 꽃마차

동물 체험

그리고 동물원

오늘도 유기견 보호소는 미어터지고 버려진 개들은 더러운 철창에서 안락사를 기다린다.

인간에 의해 태어나 인간의 손에 죽는다.

그 모든 동물들이, 그 무거운 생명이

내눈엔 다 아꿍이로 보인다.



R0000070.JPG 친구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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