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처음 맞은 날

그 어떤 손찌검도 강아지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없다

by 김현임


아꿍이는 배변을 가리는 데 일이 년 가까이 걸렸다.

개를 키워본 일이 없던 우리 가족은 오만 군데 쉬를 하는 아꿍이의 흔적을 따라 신문지를 깔아두기 바빴고 종종 바닥을 내리쳐가며 혼을 냈다.

침대에 오줌을 누기도 부지기수.


그러던 어느 날, 화가 난 아빠가 수건으로 아꿍이를 때렸다. 놀란 아꿍이는 서 있던 자리에서 오줌을 지렸고 나와 동생은 펄쩍 뛰며 아꿍이를 감쌌다.

지금도 종종, 그래서 아꿍이가 아빠를 싫어하는 거라며 그때의 아빠를 미워한다.


언젠가 아빠가 아꿍이를 안고 그날의 일을 사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 어떤 손찌검도 강아지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없다.

기다려 주어야 했다.

하물며 애기도 기저귀 떼는데 삼 년이 넘게 걸리는데.

기다림을 의식하지 않은 채 시간이 흘렀다.

실수하면 실수하는 대로.

바닥에 흘린 오줌똥은 치우면 그만이지만 아꿍이는 하나뿐인 소중한 가족이다.

그깟 실수 때문에 다시는 오줌을 지리게 할 수 없었다.


아꿍이는 서서히 배변 영역을 좁혀나갔다.

그러다 가족들이 들락날락하는 화장실을 이해했고

배변 패드 대신 화장실 배수구에 배변을 하는 일도 잦아졌다.

덕분에 때마다 구입하던 배변 패드 사용도 줄고 쓰레기도 줄었다(지구를 사랑할 줄 아는 똑똑이!).

처음 아꿍이가 화장실에 뛰어들어가 쉬를 했을 때 온 가족이 환호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똑똑한 우리 강아지, 이쁜 우리 강아지!

왜 뽀뽀세례를 받는지 어리둥절하면서도 엄마가 예뻐하니 그저 신나서 꼬리를 흔들어 대던 너.

지금은 볼일을 마치면 폴짝 뛰어나와 내게 엉덩이를 보인다.

닦아 달라고.

그 통통한 엉덩이가 아직도 사랑스러워 미치겠다.



아꿍아 그거 방석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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