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 문구로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
인색한 사람들이 있다.
커피 한 잔을 끝끝내 사지 않고 버티다가 주변 사람을 잃는다.
(이런 사람들은 '내가 살게.'라는 말조차 하지 않는다. 무섭기 때문이다!)
결국 정나미가 떨어져 그만 만나게 되는데,
"어휴, 그렇게 살면 좋냐!"는 혼잣말이 절로 나온다.
아, 그런데 오늘 발견한 묘비 주인에게는 달리 말해야 하겠다.
"아니, 그렇게라도 좋으니 제발 살아주세요!"
영국의 어느 한 구두쇠의 묘비 문구라고 한다.
여기 약에 쓸 돈을 아꼈던 사람 잠들다.
결국 목숨까지 잃고 말았다.
다시 살고 싶을 거라 봅니다.
자기 장례식 비용이 얼만지 알게 된다면요!
_구두쇠였던 어느 한 영국인의 묘비명
Wright, G. N. "Discovering Epitaphs." Princes Risborough 1996. p.82
몸이 아프면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 내 몸 위로 쏟아져 내려오는 고통만이 전부다.
그 사이에도 이 구두쇠 양반은 지폐가 아니면 동전이나 생각하다가 그만 죽고 만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이 구두쇠를 충분히 말렸을 거다.
이 비문이 증거다.
비웃음도 비탄도 아닌, 그 애매한 가운데서 이 묘비 문구는 위트 있게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떨어져 보면 너무도 바보 같지만,
우리가 이런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감히 장담할 수 있을까?
돈, 권력, 지식, 이성, 각종 명품 등... 사람의 생명은 유한하고,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것들은 무한하다.
나의 삶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을까.
이 묘비가 눈앞에 있으면 백 원짜리 동전이나 하나 던져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