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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수진 Jan 13. 2019

확실히 관종입니다

[SNS 하기]


작가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SNS 하기]



개인 SNS를 하지 않았습니다. 휴가로 태국을 갔는지, 스페인을 갔는지와 같은 자잘한 일상을 공유하는 의도는 어쨌든 '자랑'이 아닐까 싶었거든요.


솔직히 부러웠습니다. 남들이 휴가로 스페인을 간 사실이 부러운 게 아니라 일상을 기록으로 남기고 사람들과 허물없이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는 일이요. 누군가는 관종이라며 혀를 끌끌 차요.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고요.


그런데 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 <현지에서 먹힐까?:중국편>을 보다가 재미있는 장면을 봤어요. 포장마차처럼 개방된 음식점에서 중국인이 음식을 먹고 있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묻는 거예요. "그거 맛있어요?"하고요. 맛있다고 대답하자 지나가던 사람의 발길이 음식점 안으로 향해요. 모르는 사람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모르는 사람의 의견을 듣고, 새로운 음식에 도전해보는 것, 단지 SNS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던 겁니다.


이번주부터 인스타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피드를 꾸미고, 해시태그를 다는 모든 것들이 어색하고 허접합니다. 제 인스타그램에 들어오시면 픽, 비웃음이 나실 수도 있어요. 그래도 용기를 내어 인스타그램을 시작한 이유는, 모르는 사람들과도 허물없이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고 싶어서예요. 내 글 좋아요?'라고 묻고 싶고, 나와 같은 해시태그에 관심있는 몇 만명의 생각과 의견이 듣고 싶어요.


그런 점에서 Apple의 광고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줬습니다. 한 소녀가 집에서 혼자 그림을 그립니다. 작업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상자 안에 꽁꽁 숨겨두기만 해요. 그러던 어느 밤, 실수로 작업물들이 창문 밖으로 날아가게 되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소녀의 그림을 보게 됩니다. 사람들은 그녀의 그림에 감탄하고 덕분에 행복해해요. 그림이 상자 안에만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죠.


혼자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어요. 강원국 작가님은 '글 쓰는 사람은 태생이 관종이다'라고 했습니다. 태생이 관종이 아니라 하더라도 작가는 관종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나는 확실히 관종입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시간이 되신다면 제 인스타그램에도 한번 놀러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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