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하지 않고 독립하기로 했다> 두번째 이야기
취업 대신 창업을 택한 청춘들의 일침이 담긴 <취직하지 않고 독립하기로 했다> 두번째 이야기는 '실행'에 대한 이야기다.
취업은 회사에서 정한 방법과 루트로 진행이 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는 느낌이 있는 반면, 창업은 회사라는 안전망 없이 완전히 멘땅의 헤딩 격으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취업보다는 위험성이 높다.
요즘은 취업이 아닌 창업의 길을 선택하는 청춘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지만 대다수가 선택하는 길이 아닌, 새로운 미지의 길을 선택한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 과연 어떤 생각이 그런 과감한 결정을 하도록 만든 것일까?
아이디어는 검토하고 또 검토하는 과정에서 사라지기 일쑤며, 과감히 실행에 옮길 때 가장 많은 것을 배운다는 것이 우리가 경험으로 얻은 진리다. 계획하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실천하는 시간이 더 만족스럽고, 즐겁고, 가치 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을 질투하기보다는 나만의 길을 개척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어떤 일이든 내 생각보다 압축적으로 실행할 때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즉 A 업무의 소요시간을 3시간으로 잡았다면, 그 시간을 1시간으로 압축해야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 역시 지금의 회사에서 도저히 불가능해보였던 프로젝트를 짧은 시간 안에 해내는 경험을 다수 겪으면서, 나도 몰랐던 내 능력을 발견하고,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물론 중대한 일을 하기 전에 여러 번 고심을 하고,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의 기준에서 정한 고심의 시간은 사실 반의 반으로 줄여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다보면 일이 '게릴라(일단의 무리가 진지없이 비정규적이고 비조직적인 방식으로 수행하는 유격전을 지칭)'처럼 계획없이, 말 그대로 무대포 형식으로 진행되곤 하는데 그럴 때면 이런 걱정이 들 것이다. "정말 그래도 괜찮을까? 일이 잘못되는 건 아닐까?"
몇년 전, 번지점프에 도전한 적이 있다. 우유부단한 내가 어떻게 속전속결로 목숨을 담보한 싸인을 하고 50m위로 올라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의지가 불탔을 게다. 안전장치를 하고 번지점프대 위에 섰는데, 웬걸 너무 무서웠다. 게다가 내가 떨어지는 쪽은 물이 아니라 완전히 돌바닥이었다. 뒤에서 안전요원이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카운트다운을 외쳤다. 내 두발은 도저히 떨어지지가 않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고, 나는 짧은 찰나에 '여기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나 자신이 정말 실망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전요원에게 다시 카운트다운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나는 바로 뛰어내렸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런 불친절한 안전요원에게 내 생명을 맡기진 않았을 테지만 만약 그때 번지점프를 뛰지 못했다면 나는 평생 번지점프를 뛰지 못했을 것이다.
발을 떼자마자 이 미친 짓을 왜 했을까 후회한 동시에 왠지 모를 안도감과 해냈다는 성취감이 들었다. 어쩌면 모든 일은 번지점프처럼 단 한 번의 망설임에서 판가름이 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할까와 말까는 겨우 종이 한 장 차이인데 우리는 그 종이 한 장 사이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번지점프에서 두 발을 떼는 순간 오로지 이 생각 하나뿐이었다. '어차피 뛸 거라면 뛰고 생각하자!'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려면 여러 분야를 알아야 한다.
그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나에게 맞는 단 하나의 가능성을 택해야 하니까
한 분야에 특화된 스페셜리스트가 되기 위해 정말 그 한 분야만 파도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 한 분야가 나와 잘 맞는지 아닌지는 다른 분야를 알지 못하고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내 생애 첫 직업은 어린이책 편집자 겸 작가였다. 간절히 되고 싶었던 직업은 아니었고, 자연스럽게 갖게 된 직업이었다. 글을 다루는 직업이었으니 어느 정도는 내 성향에 맞춘 직업이었을 텐데 직접 그 직업을 갖고 보니 오래 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책 분야를 다른 분야 쪽으로 바꿔보았으나 역시 나와 잘 맞지 않은 옷이었다.
이렇게 직업을 바꾸는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은 사회의 시선이었다. 회사 입장에서는 자주 이직한 이력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나에게 더 잘 맞는 옷을 찾기 위해 떠났고 어린 나이는 아니었지만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내 옷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만난 세 번째 직업인 PR은 다행히 이전 직업보다 나에게 훨씬 잘 맞았다. 훨씬 잘 맞는지는 이전 직업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더 잘 알 수 있었고 나는 이를 계기로 회사의 전반적인 마케팅과 교육 사업을 담당하는 등 다양한 일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나 역시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직업을 선택할 때도 게릴라처럼 해왔던 것 같다. 나와 잘 맞지 않는지는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100% 알 수 없고, 설사 내가 선택한 직업이 나와 잘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죽이되든 밥이되든 버티면서 내 소중한 인생을 낭비하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인생의 모든 일에 있어 완벽한 계획이란 없다. 덜 계획적이라 하더라도 보다 과감한 결정이 인생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번지점프대에서 두 발을 떼던 그 순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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