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내기]
작가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다만
[써내기]
소설가 한창훈의 <나는 왜 쓰는가> 책의 저자 소개 중에는 '중요한 것은 진심보다 태도'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책을 읽은 것은 아니고, 엄지혜 작가의 <태도의 말들>이라는 책을 보다가 알게 된 문구입니다.
진심, 이라는 말은 참 어렵습니다. 상대방이 '진심이야'라고 말하는데 나는 그 진심이라는 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면 그의 진심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뭔진 잘 모르겠지만 일단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진심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생겼고, 왜 나에게 온 것인지.
진심으로 좋아하고, 진심으로 원하는 그 마음에 거짓이 없음을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엄지혜 작가의 말처럼 그저 '태도로 읽을 뿐'이죠.
진심으로 책을 좋아하는 당신은, 출근길에서나마 읽기 위해 두껍고 무거운 책을 가방에 넣음으로써 어깨의 고단함을 감수합니다. 진심으로 여행을 원하는 당신은, 산더미처럼 쌓인 일과 고민은 잠시 잊고 비행기 티켓을 끊는 결단력을 보입니다.
나는 그게 '보이는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눈에 보이는 것만큼 확실한 것도 없습니다. 비록 보이지는 않더라도 향기가 나거나 소리만 들려도 상관없어요. '거기에 있다'는 것만 알 수 있다면요.
졸린 눈을 비비며 연신 하품을 하면서도 글을 쓰겠다고 노트북 앞에 앉습니다. 며칠째 글을 쓰지 못하면 마음 한구석이 죄책감으로 물듭니다. 좋은 글을 쓰고 싶고, 당신의 마음에 가닿고 싶은 나의 진심이 모양을 잃고 흐려지는 것만 같아서요.
그래도 오늘처럼 글을 써낸 날엔, 미세먼지가 씻겨나간 날씨처럼 마음이 선명해집니다. 하나하나 써낸 글은 또박또박한 증거가 됩니다. 조금은 단순하고 멍청할지라도 그렇게 확인합니다. 나의 진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