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커뮤니케이션 잘하는 방법

내 맘대로 골라보는 <대통령의 말하기>의 핵심 포인트

by 유수진

살면서 내가 말을 못한다고 생각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직장생활을 하기 전까지는.


직장생활을 하기 전 나의 대화법은 비교적 직설적이고 저돌적이었다. 내 생각을 굳이 돌려 말하거나 말하는 것을 참는 성격이 못 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집에서 막내로 자라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많은 부분을 참으며 살았기 때문에 오히려 집밖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학창시절엔 친구들이 하기 어려워하는 말을 총대를 메고 나서서 하다보니 친구들은 나를 위풍당당한 사람으로 여기곤 했다.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그저 내 생각을 있는 그대로 말하다가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이는 회사에 혹은 나에게 엄청난 손실을 입힐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고려해야 할 것들이 수도 없이 많아지다보니 말을 하기 전에 망설이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망설이면 망설일수록 말은 점점 더 꼬이고, 핵심을 잃어버린 채 그 목적을 잃고 휘발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굳이 이걸 꼭 말로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두서없이 많은 부분을 생략하게 되었다.


말하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었어?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생각보다 꽤 다양한 대화가 이루어진다. 동료와의 가벼운 잡담, 내부미팅/외부미팅, 보고, 발표, 고객대응 등 어떤 대화냐에 따라 대화의 방법은 달라진다. 더군다나 홍보 일을 하는 나는 기자와 대화를 할 일도 종종 생기는데, 이때가 진정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때다. 홍보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호의를 갖고 우리를 취재하러 온 기자에게 우리 회사의 장점을 탈탈탈 다 전달하고, 또 좋은 관계로 지내고 싶은 마음에 하나 이야기할 것을 굳이 두 개 더 이야기했다. 그렇게 기자와의 대화가 끝난 후 나는 온몸의 에너지가 다 빠진듯한 느낌이 들면서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잘 말한 게 맞나? 괜히 쓸데없는 소리까지 늘어놓은 건 아닐까?'


기자와 대화할 때는 내 주관적인 의견은 최대한 버리고, 객관적인 근거와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내 말이 곧 기사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후 나는 기자와 대화를 할 때 방어적인 자세로 태세전환하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당연히 대화가 매끄럽게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기자와의 대화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내 의견이 들어간 기사


어느샌가부터 직장생활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이 종종 부담스러워졌다. 일의 책임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내 입에서 나오는 의견들에 실리는 무게도 점점 더 커졌다. 직장에서 속 시원하게 말 좀 잘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 직장인이라면 다들 한 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나 역시 그 고민을 가지고 <대통령의 말하기>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 제1부속실장으로 지낸 윤태영 저자가 쓴 책으로, 회사에서 뿐만이 아니라 모든 말하기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지만, 나는 그 내용들을 회사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춰 적용해보려 한다. 내 맘대로 골라보는 <대통령의 말하기>의 핵심포인트3, 회사에서 말 잘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대통령의 말하기>에서 뽑아본
회사에서 말 잘하는 방법 3
최대한 많은 자료를 판단의 근거로 삼되,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시간은 최소한으로 줄였다.
- <대통령의 말하기>中


미팅을 하든, 보고를 하든 회사 내부에서 대화를 할 때는 잡담이 아닌 이상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떠한 문제에 대해 아무런 의견이 없는 사람보다 자신의 의견에 대해 근거가 없는 사람이 더 무능력한 사람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에 앞서 그렇게 주장하는 판단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또한 그 판단의 근거는 최대한 많은 자료를 기반으로 나올수록 좋다. "A를 살펴봤더니 B가 좋더라" 라고 말하는 사람과 "A부터 Z까지 살펴봤더니 B가 제일 좋더라" 라고 말하는 사람 중 어떤 사람의 말이 더 신뢰가 가겠는가?


단, 너무 방대한 자료 조사에만 빠져서 결정을 내리는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 된다. 충분한 자료조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결정을 내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화하여 내 주장을 이야기할 최적의 타이밍을 찾아야 한다. 인생도 말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지금은 웅변의 시대라기보다 메시지의 시대다. 표현 방법보다는 메시지의 내용으로 차별화가 되는 세상이다.
-<대통령의 말하기>中


말을 굉장히 화려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 처음엔 그 사람의 말을 듣다보면 박식하고, 전문가처럼 느껴져서 말을 참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계속해서 듣다보니 그 사람의 말에는 알맹이가 없었다. 어쩌면 화려하기만 하고 쓸데없는 말들에 가려진 진짜 알맹이를 내가 놓친 것일지도 모르겠다.


회사에서 업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는 화려한 표현보다도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바빠죽겠는데 나와 미팅하는 사람이 핵심은 뒤에 숨겨놓고 화려한 미사여구만 늘어놓으며 시간을 갉아먹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래서 요점이 뭐야?!" 하고 소리 지르고 싶지 않겠는가.


회사에서 좀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법은 화려한 미사여구로 내 말을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나만의 메시지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차별화된 나만의 메시지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말하기의 성패를 좌우하는 최종적인 관건은 결국 생각의 힘, 사고의 힘이다.
<대통령의 말하기>中


차별화된 나만의 메시지를 만드는 방법, 즉 말을 잘하는 방법은 '생각'을 하는 것이다.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나 역시 생각없이 말을 내뱉을 때가 종종 있다. 그리고 그렇게 내뱉은 말에는 늘 후회가 따라붙는다.


한 번이라도 충분히 생각해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를 비교해보자. 충분히 생각해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자신감이 넘쳐서 말이 청산유수처럼 술술술 나오지만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이게 맞나, 저게 맞나, 괜히 말했다가 틀리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쉽사리 말이 나오지 않는다.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말만 들어도 그 사람이 그 문제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없는지를 단번에 분간할 수 있다.


회사에서 보고를 할 때나 30명 이상 규모의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해야 할 때, 나는 항상 사전준비를 하는 편이다. 그런데 사전준비를 하더라도 1번 연습 할 때와 3번 이상 연습할 때의 자신감 차이는 매우 크다. 1번정도 대충 연습한 날은 사실 연습했다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아무것도 준비가 안된 상태이기 때문에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는 상태로 매듭을 짓게 된다. 반면 3번 이상 연습한 날은 1번 대충 연습했을 때와 비슷한 긴장감을 갖고 있지만 사람들 앞에서 좀 더 편안한 척(?) 연기하는 게 가능해진다. 나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잘했다고 칭찬해주는 걸 보면 여러 번 연습한 게 꽤 도움이 됐던 모양이다.


내가 생각하는 말 잘하는 최고의 방법은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감은 '생각'이라는 준비성에서 비롯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습관처럼 늘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언제든 말할 준비가 되어 있는 법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