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by Ed

격동의 한주가 지나갔다. 세기의 커플 테일러 스위프트와 트래비스 켈시가 약혼을 발표했고, 워싱턴 DC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으며, 한국군 소령들을 웃고, 울게 한 장교 진급심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지난주는 진급에 선발되지 않아 ‘슬퍼할 시간조차 없었다’ 는 것이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방콕에서 돌아오자마자 교육과정에 입교하여 낮엔 수업과 토의로, 밤엔 과제로 정신없는 한 주를 보냈다. 그 결과, 링크드인에 한 줄 넣을만한 이력이 추가되었다. 한국에 있는 남들보다 뒤처지면서, 또 나름의 성장을 한 것이다. 참 아이러니하다


‘아무렇지 않다’고 스스로 되뇌었지만, 그건 거짓말이었다. 자다가도 몇 번이나 깰 만큼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들로 불면의 밤을 지새웠다. 한국과의 시차로 진급심사 결과가 새벽에 발표되었던 목요일은, 잠을 거의 못 잔 상태로 내 사정을 전혀 모르는 미국사람들과 마주해야 했다. 정말 ”아무렇지 않은 척 웃어야 하는지 “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던 빅뱅의 오래전 노래가사가 수업시간 내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노동절 휴무로 모처럼의 Long Weekend를 맞이했지만 휴일 내내 밀린 월간보고서를 작성했다. 평소처럼 해안가를 달리고, 체육관에서 벤치프레스를 하고, 버거와 치킨윙을 먹어도 왠지 모를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업무에 매달렸는지도 모르겠다.


답답한 마음에 동네 미술관을 찾았다. 우연히 마주한 인상주의 미술의 기원에 대한 해설에서 뭔가 실마리를 찾는다. 인상주의 화가들이 평범한 일상의 순간에서 다양한 빛과 색을 포착해 내면서 인상주의 미술을 발전시켰듯, 나 역시 내게 주어진 일상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아야 함을 깨닫는다.


시시각각 쏟아지는 뉴스와 큰 사건들이 세상을 흔들고, 내 마음이 불안과 설렘, 기대 사이에서 요동치더라도, 내 일상은 계속된다.


그러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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