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늘 뜨기를 넋 놓고 구경한다.
금요일 각자의 작업을 함께 모여하는 모임이 있다. 오늘이 첫 시간. 나는 책을 읽고 맞은편에는 코바늘 뜨기로 가방을 만든다. 한참만에 고개를 들었는데 한 줄이었던 실이 코바늘 움직임에 얽히더니 천이 되고 있다. 그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바느질 멍이 절로 된다.
옛날에 할머니가 조끼를 떠준 적이 있다. 딱 한 번이라서 잊지 못하고 기억한다. 여자 사촌과 나 이렇게 두 손녀에게 똑같은 빨간색 실로 만들어주셨는데 크기(사이즈)가 달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실이 부족했던 게 아닐까 싶다. 그 애와 나는 동갑이었으니까 실을 더 사서 비슷한 크기로 만드셨다면 좋았을 텐데. 둘 중 몸이 작은 내가 작은 조끼를 받았다. 옷은 정말 작아 입으면 숨을 쉴 수 없을 지경이었다. 결국 한 번도 입지 못했다. 사촌애는 그날 바로 옷을 입고 자랑하며 온 집안을 돌아다녔는데 정말 밉생이었다. 하지만 정말 아쉬운 건 할머니에게 다시 만들어 달라며 떼쓰거나 내가 큰 옷을 입겠다고 싸우지 못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