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8일
며칠 전 맞은 링거 비용을 실비보험으로 받는데 필요한 추가 서류를 챙기러 병원에 간다.
세 번의 전화 끝에 받게 된 보험금. 점점 특약을 빌미로 보장 범위가 좁아진다. 이번에는 지급하지만 다음부터는 안된다고 단호하게 인심 쓰듯 말하는 심사원 태도에 고개를 갸웃한다. '나도 안 아프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렇게 안 아플 걸 예측할 수 있다면 제가 보험을 들지 않겠죠.'
보험사가 말하는 특약의 의도를 이해는 한다. 악용하거나 납용 하는 사람들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오히려 게워내는 바람에 세상이 달리 보일 지경에 맞은 영양제 주사 조차 보장해주지 않으면서 매달 가져가는 보험금은 당연한 건가?
더 이상 해주지 않겠다는 말이 내게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말로 들린다. 이용과 악용의 구분을 위해 세부사항이 많아지는 방향이 아니라 없애는 방향으로 가다니. 하지 않는 건 무책임하고 쉬운 선택이다.
서럽게도 건강이 도미도처럼 무너진다. 일주일 동안 앓으며 약해진 면역력을 감기 바이러스가 알아차렸나 보다. 가까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