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5일
"어, 잠깐만요. 이게 왜 이러지. 한 번만 더 해볼게요."
"현금 드릴 까요? 있으려나 모르겠네."
"아, 죄송해요. 갑자기 아무것도 안되네요. 기계가 오래돼서 그런가."
"만 구천 원이라고 했죠? 현금은 만 팔천 원뿐인데."
"그럼 다음에 주세요. 죄송해요."
"아아 동전까지 하면 될 것 같아요. 외상 하면 마음이 불편하니까."
"아이고, 감사합니다."
10월 25일 오전 11시 30분쯤. kt가족 할인으로 인터넷을 무료로 쓰고 있는 우리에게 큰 변고가 생겼다. 휴대폰도 인터넷도 카드리더기도 공 굴리기만 할 뿐 제 역할을 하지 않는 상황. 시끌시끌한 세상을 보니 우리만 그런 게 아닌 듯한데. 기계 고장이 아니라 다행인 건지 결국 불행인 건지.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 1시간 남짓. 누군가는 물건을 사겠다는 사람에게 결제를 해주지 못했고 누군가는 도둑으로 몰릴 뻔한다. 누군가의 수업이 취소되고 시험이 연기된다.
좀비 영화를 보면서 만약에 좀비가 나타나면 1차로 만날 장소와 2차 안전할만한 장소를 생각해 본 적 있는데. 이제 통신 재해에도 대비를 해야 하나, 한다면 어떻게?라는 생각이 든다. 영빈과 연락이 안 되고 감자에게 별일이 없는지 홈캠 확인이 어려운데 로딩을 기다리며 어깨춤을 추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