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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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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 Aug 16. 2022

영화 [헤어질 결심] n차

8월 15일


"당신이 사랑을 만한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난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n 차라고 하기엔 두 번째일 뿐이지만 볼수록 재미있는 영화는 오랜만이다. 처음부터 죽을 때까지 사랑만 하는 그들. 해준은 경력과 영혼을 바쳐 서래를 사랑하다가 끝내 붕괴되고 만다. 해준을 붕괴되기 전으로 돌리기 위해 서래 또한 목숨을 바친다. 확실한 미결로 남길 바라는 마음으로 땅을 퍼낸다.


서래는 용왕에게 목숨을 드릴 테니 소원을 이루어 달라고 한다. 용왕이 소원이 뭐냐고 묻자 서래는 해준을 붕괴 전으로 돌려놓으라고 그의 사랑이 끝나기 전으로 되돌려달라고 했다. 용왕은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제 와서 네게 무슨 소용 있지?"

"그의 사랑은 그가 붕괴되면서 끝났어. 그러니 그를 붕괴 전으로 되돌려, 나를 사랑하던 때로 말이야. 나의 헤어질 결심이 그를 살리고 그가 나를 영원히 기억하면 돼."


서래의 살인은 해준에게 가는 길이었다. 서래가 마음대로 할 수 있었던 건 사랑뿐이었다. 사랑뿐이라니. 사랑은 중요하지만 한 사람의 인생에 사랑만 남는 순간 비극은 예정되어 있는 게 아닐까. 내 인생에 사랑뿐이었던 시절이 그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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