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일
작업실 앞으로 차 한 대가 정차했다. 손님인가 싶어 일어서니 들어오시는 손님.
"혹시 여기 잠깐 주차해도 될까요?"
"아... 여기 사진 찍는데 괜찮으시겠어요?"
"저 이 건물 2층에 볼일이 있어서 왔는데."
"네. 된다고 해야 할지 어떨지. 여기 주차 단속해요."
"아, 안될까요?"
"어, 음... 하세요. 그런데 찍힐 텐데요. 이 길에 주차된 차가 없는 이유가 단속 때문이라."
"2층 어머니 때문에 볼일이 있어서요."
"네 뭐. 주차하시는 건 괜찮아요."
대화를 하면서도 우리가 소통을 하고 있는지 혼란스러웠다. 내 목소리가 작아서 못 들었나 싶어 대답을 이어갈 때마다 손짓까지 동원해 소리를 높였다. '혹시 주차 못하게 방해했다고 생각하진 않겠지?' 싶은데 차 시동이 꺼졌다. 하지만 곧 "아, 여기 단속하네." 하며 다시 들리는 시동 켜는 소리. 그리고 사라진 자동차. 이어지는 I의 속마음.
'우리가 제대로 된 대화를 하지 않은 게 맞군. 그런데 내가 발음이 나쁜가. 주차 못하게 한다고 생각했을 거 같은데. 아, 마음 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