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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li Mar 12. 2020

의외로 모르는 꿀잠 비법 3

불면증을 줄여줄 세 가지 방법


“밤에 자려고 누워도 잠이 안 들어요.” 

“나이 들수록 잠자기가 어려워지네요.” 

“잠 드는 게 가장 힘들어요.” 

“잠은 자고 싶은데 잠이 안와요.”



 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100명 중의 한 명은 불면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2012년에는 40만 3,417명에서 2016년에는 54만 1,958명으로 5년 사이에 무려 34%의 불면증 환자가 증가했다. 54만 1,958명 중의 한 사람을 나는 알고 있다. 



돈보다 잠이 좋다.


 우리 집에는 불면증이라고는 평생 겪어 본적 없는 60대의 남성 1인과 지독한 불면증을 겪고 있는 50대의 여성 1인이 있다. 그 두 사람은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다. 아버지는 어디서든 잘 주무신다. 잠자리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여행지의 딱딱한 온돌방에서도, 소파에서도, 침대에서도 베개에 머리만 대시면 5분 안에 주무신다. 심지어 헬리콥터와 포탄 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영화관에서도 잠자는 걸 즐기신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시끄러운 환경 속에서도 잠을 잘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곳에서도 5분을 넘기지 않는다.  



 반대로 어머니는 갱년기 이전부터 불면증이셨다. 보통 잠을 자려고 하지만 잘 잠들지 못하거나 새벽에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것을 불면증이라고 말한다. 어머니는 그 중에서 잠 드는 것을 어려워하셨다. 함께 아침을 먹는 식탁에서 “어젯밤에는 진짜로 한 숨도 못 잤어.”라고 말씀하셨던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면서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잠 좀 잘 자고 싶어, 나는 돈 많은 사람들보다 잠 잘 자는 사람이 훨씬 부러워.”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잘 잘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던 게.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방법들 중에서 나와 우리 가족에게 잘 맞았던 꿀잠을 만들어 주는 세 가지 비법을 공개한다. 




꿀잠을 만들어 줄 세 가지 방법 


하나, 잠자기 30분전부터 조명을 어둡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을 켜고 있다가 잠 잘 시간이 되면 불을 끈다. 어렸을 적 부모님에게 들었던 “이제 그만 자자, 불 끄고 와라.”나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라면 공감할만한 “취침소등 하겠습니다. 모두들 편안한 밤 되십시오.”만 보더라도 우리들의 수면 문화를 짐작해볼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은 보통 잠자기 위해 침대로 가는 길에 불을 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빛이라는 것은 우리의 수면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국제학술지인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따르면 사람의 망막시신경에는 ‘멜라놉신(melanopsin)’이라 불리는 감광 단백질이 있다고 한다. 멜라놉신은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멜라토닌처럼 수면과 생체 리듬에 영향을 미치는 세포다. 문제는 우리의 망막시신경이 빛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멜라놉신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멜라놉신이 활성화되면 뇌에 다음과 같은 신호를 보낸다. “지금은 낮이야. 아직 잠 잘 시간이 아냐.”



 정리해서 말하자면 주변이 충분히 어두워져야만 우리의 뇌가 “이제 나도 잠 잘 준비를 해야겠구나.”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만약 10시에 잠자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적어도 30분 전부터는 불을 꺼야 한다. 우리 몸에게도 잠을 준비할 여유 시간을 줘야 한다. 불 끄자마자 “자자.”라고 해서는 안 된다.




둘, 잠자는 알람을 맞춰둔다. 

 알람 없이 혼자서 일어날 수 있는 직장인이 몇이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람을 맞춰 놓고 일어난다. 그 시간에는 반드시 일어나야만 출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람시간은 반드시 일어나야만 하는 일종의 마지노선인 것이다. 이렇듯 아침에는 일어나야하는 시간이 정해져있다. 



 반대로 잠자는 시간에 알람을 맞춰 놓은 직장인은 몇이나 될까? 추측컨대 아침 알람을 맞춰 놓은 사람들의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는 시간이 뒤죽박죽이다. 회식 때문에 조금 늦게 까지 술집에 앉아 있던 날에는 12시를 넘겨서 잔다. 퇴근 후 친구들을 만나 저녁을 먹은 뒤 카페에서 잠깐 이야기하고 온 날에는 11시에 잔다. 어쩌다 일찍 퇴근해서 집에서 저녁을 먹은 날에는 뒹굴뒹굴 거리다 9시에 잔다.



 수면전문가들은 잘 자기 위한 방법으로 언제나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강조한다. 일어나는 시간만 잘 지킨다고 규칙적인 게 아니다. 잠자는 시간도 규칙에 포함된다. 정해진 시간에 자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 우리 몸 속 생체 시계가 좋아하는 패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앞에서 이야기 했던 회식, 약속을 포함한 여러 가지 개인적인 이유들로 인해 계획했던 시간에 잠들지 못한다. 이런 문제들은 기계의 도움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저녁 11시에 잠 들길 원한다면 알람을 10시 30분으로 맞춰두자. 알람이 울리면 온 집안의 불을 끄고 잠잘 준비에 돌입하자. 




셋, 나만의 ‘잠자기 의식’을 만든다.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분이라면 위에서 이야기했던 두 가지 비법을 당장 오늘 저녁부터 실천해보길 바란다. 하루 이틀 정도만 실천하다보면 이런 의문점이 들 것이다. “10시에 자려고 9시 30분부터 불을 껐는데 이제 그냥 잠들면 되는 건가?” 아니다. 마지막 단계가 남아 있다. 바로 ‘잠자기 의식’이다.



 ‘잠자기 의식’은 잠을 잘 자고 싶은 성인들에게 필요한 과정이지만 아이를 키워본 적 있는 육아 대디, 육아 맘들은 모두들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그리 쉽게 잠들지 않는다. 잠이 오면 그냥 자면 될 텐데 갑자기 떼를 쓰고 울기 시작한다. 안아서 토닥토닥 해줘야만 잠 드는 아기, 몸을 조물조물 마사지 해준 다음에서야 잠 드는 아기, 엄마 젖이나 공갈젖꼭지라도 물어야만 잠 드는 아기, 그림책을 읽어줘야만 잠 드는 아기. 이처럼 아기들은 잠 들기 전에 편안하고 기분 좋은 감정을 느끼길 원한다. 그리고 그런 환경이 만들어져야만 잠이 든다. 일종의 ‘잠자기 의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성인들도 마찬가지다. 자기 나름대로의 ‘잠자기 의식’이 필요하다.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켜주는 음악을 듣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바람 소리나 연필로 글씨 쓰는 소리 같은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수면 무드등을 켜고 다이어리에 오늘 있었던 감사한 일들을 적는다던지,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신다던지, 10분정도 책을 읽는 것도 괜찮은 ‘잠자기 의식’이다.



 지인 중의 한 사람은 잠자기 전, 온 집 안의 불을 끄고 거실을 10분정도 어슬렁거리며 걷는다.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몸을 흔들며 걷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잠이 온다고 한다. 컴컴한 침대에 앉아 심호흡하는 게 자기만의 ‘잠자기 의식’인 친구도 있다.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지고 긴장이 풀려 ‘이제는 자도 될 것 같다.’라는 느낌이 온다고 한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느냐는 상관없다.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그 어떤 것도 나만의 ‘잠자기 의식’이 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인 허핑턴포스트의 회장인 아리아나 허핑턴은 그녀의 성공 비결로 ‘잠’을 꼽는다. 잘 자야 건강해지고, 잘 자야 일도 잘 하고, 잘 자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것이다. 굳이 그녀의 이야기를 빌려오지 않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잘 자는 ‘꿀잠’을 바란다. 잘 자기 위해서는 자신의 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냥 잠이 오면 자는 게 아니라 잘 잘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어떻게 하면 잘 잘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나에게 가장 잘 맞는 꿀잠 비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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