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li Mar 17. 2020

일찍 먹고, 일찍 자자.

일찍 일어나는 것과 저녁 먹는 것의 상관관계

 2013년 리서치 전문 업체 한국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수면시간에 대한 데이터를 발표했다.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1220명에게 매일 몇 시에 잠자리에 드는 지를 물은 결과 ‘자정 시간대’가 30%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24%를 차지한 ‘11시대’였다. 대한민국 국민의 50% 이상이 11시 이후에 잠들고 있다. 


출처 : 한국갤럽

 

 11시 이후에 잠들게 되면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은 줄어든다. 여섯 시간이라는 수면 시간은 그리 넉넉한 시간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이고, 수면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수면 시간은 8시간이다. 다시 말해, 11시를 넘겨 잠들게 되면 굉장히 높은 확률로 6시 30분을 넘겨 눈을 뜨게 된다.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야한다.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야한다는 말은 언제부터 내려왔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삶의 진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자명한 이야기이긴 하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놓치고 있는 게 있다. 바로 ‘일찍 먹기.’다. 저녁을 언제 먹느냐는 언제 자는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녁을 일찍 먹는다. 일찍 먹고, 일찍 자자. 그러면 일찍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찍 일어나기’ 전에 ‘일찍 자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목표를 설정한다.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기
 새벽 다섯 시 삼십 분에 일어나기


 이렇게 목표를 세워두고선 저녁 12시에 잔다. 당연히 목표 달성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일찍 일어나려면 몇 시에 일어나는지에 대한 목표 설정 이전에, 몇 시에 자야하는지에 대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그게 먼저다. 늦게 자면서 일찍 일어나려고 하는 것은 욕심이다. 내가 그랬다.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려고 했다. 당연히 며칠 못가서 실패했다.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기’ 앞에 하나의 목표를 추가했다. 저녁 10시에는 ‘무조건’ 잠자리에 들기.  


▶ 잠자리에 드는 시각

 자신의 적정 수면이 7시간이라고 하면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시에는 자야한다. 만약 8시간은 자야만 몸이 제 기능을 하는 것 같다면, 한 시간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할 것이다. 자, 그럼 언제 잠자리에 들어야하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데드라인이 나왔다. 9시에서 10시 사이다. 이 시각에 자려면 아쉽게도 평일 10시에 시작하는 드라마나, 11시에 시작하는 예능과는 이별해야만 한다.


 ‘저녁 10시에 잠자리에 들기’라는 목표를 세운 뒤에는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는 날이 많아졌다. 물론 일어나지 못하는 날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날들은 대부분 저녁 10시를 넘겨 11시, 12시에 잠 들었기 때문이었다. 왜 이렇게 늦게 자게 되었는지를 살펴본 결과 아주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저녁을 먹은 시간’이다.


저녁 식탁의 진리, 고등어


 저녁을 늦게 먹게 된 날에는 어김없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어졌다. 처음에는 나에게만 해당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는 모임을 함께 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내 가설을 이야기하자 거의 대부분이 깜짝 놀라며 동의했다. “맞아. 저녁을 늦게 먹으면 나도 모르게 잠자는 시간이 늦춰지는 것 같던데?”, “저녁 먹은 다음에 해야 할 일들이 보통 정해져 있잖아. 그걸 해야지 마음 편히 잠을 자거든. 저녁을 늦게 먹은 날도 그걸 다 하고 자려다 보니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어지는 것 같아.” 우리들도 평소 라이프 패턴을 떠올려보자. 나 스스로 설정해 두었던 잠자는 시간을 지키지 못한 날에는 저녁을 몇 시 경에 먹었는지를.


▶ 저녁 먹는 시각

 9시와 10시의 중간인 9시 30분으로 취침 시각을 잡아보겠다. 그 시각에 자려면 저녁은 언제 먹어야 할까? 수면전문가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질 높은 수면을 위해 잠자기 세 시간 전에는 저녁 식사를 마쳐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 6시 30분에는, 늦어도 7시에는 저녁 식사가 끝나야 한다. 6시 30분까지 저녁 식사를 마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6시에는 저녁을 먹기 시작해야 한다. 


 사실 이건 현실적으로 굉장히 불가능한 일이긴 하다. 공무원을 포함한 직장인들의 평균 퇴근 시간이 6시에서 7시 사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야근이나 팀 회식이라도 하는 날이면 저녁을 먹는 시간이 더 늦어지게 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것은 가장 최적화된 패턴이다. 저녁을 7시나 8시에 먹게 되는 날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9시 30분에 잠들기 위해서는 7시 전에 식사를 마무리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일찍 일어나기’ 전에 ‘일찍 자기’ 전에 ‘일찍 먹기’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회자되는 일찍 일어나는 방법은 다양하다. 일부러 알람시계를 침대와 먼 곳에 두는 것. 알람을 두세 개 맞춰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 일어나자마자 불을 켜서 눈에 자극을 주는 것. 일어나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을 만드는 것. 물론 이런 방법들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효과적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방법들은 단순히 ‘일어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무작정 일찍 일어나는 게 아니다. 내 몸에 적합한 수면 시간을 지키면서 일찍 일어나는 것이다. 충분한 수면 시간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찍 일어나는 것은 내 몸을 혹사시키는 독이 될 수 있다. 



 나는 내 몸에 알맞은 충분한 수면시간을 유지하면서도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녁 10시에 잠자리에 들기’라는 추가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이 원리를 그대로 적용해서 새로운 목표를 하나 더 세웠다. ‘저녁 7시 전에 저녁 식사 마치기’


최종 목표 :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기
수정 목표 1 : 저녁 10시에 잠자리에 들기
수정 목표 2 : 저녁 7시 전에 저녁 식사 마치기


 저녁 7시 전에 저녁 식사를 마친 뒤부터 나는 거의 모든 날 10시 이전에 잠들 수 있었다. 당연히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는 것은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지는 날들이 늘어났다. 이미 나의 적정 수면 시간인 7시간이 채워졌기 때문에 생체 시계가 이제는 일어날 시간이라는 신호를 준 것이다. 단순히 저녁을 평소보다 조금 더 일찍 먹는 습관의 변화가 ‘충분한 수면 시간 유지’와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만들어준 것이다.


그러니 


일찍 일어나고 싶다면 일찍 먹고, 일찍 자자. 

매거진의 이전글 술 한 잔 마셨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