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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li Apr 05. 2020

술 한 잔 마셨습니다.

술과 수면과의 상관관계




“술 한 잔 마셨습니다. 그래도 내일 새벽 다섯 시엔 일어날 수 있습니다.”



‘모닝 러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닝러’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에 실패하게 되는 대표적인 이유는 음주다. 일단 술을 마시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어진다. 현재 대한민국의 정서상 10시 전에 끝나는 술자리는 그리 많지 않다. 늦게 잘수록 일찍 일어나기 어려워지는 건 당연하다. 물론 결연한 의지로 새벽 한 시에 자서 다섯 시에 일어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런 날은 백이면 백 온종일 피곤함에 시달리고 업무효율성이 떨어진 채 하루를 보낼 가능성이 크다.


위스키가 생각나는 아침


가끔씩 술과 아침 기상 두 마리를 모두 잡기 위해 일찍 마시고 일찍 자면 되는 게 아니냐고 묻는 ‘모닝러’들도 있다. 그리고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오니깐 오히려 숙면하게 되어 아침 시간에 집중 할 수 있게 되는 게 아니냐고 묻는다. 어떻게 들으면 일리 있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면학자들은 이 의견에 반대할 것이다. 술은 수면을 도와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깊은 잠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술은 양질의 수면을 방해한다


술자리에서 술을 마시면 꼭 잠을 자는 사람들이 한두 명 있다. 이런 사람들을 보며 우린 생각한다. “잠이 안 오는 날에는 술을 마시고 자면 되겠네.” 그리고 실제로 술을 마셔보면 졸린다. 이렇게 ‘술은 수면을 돕는다.’라는 생각은 일종의 ‘관찰과 경험에 의한 믿음’으로 굳어져왔다. 실제로 알코올중독자들 중에는 잠이 안와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오해다. 술은 깊은 잠에 빠지는 걸 방해한다. 얕은 수면에만 머물게 한다. 알코올 속에는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물질이 들어있다. 그런데 이 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이를 분해하기 위해서 ALDH라 불리는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 효소가 렘수면을 방해한다. 양질의 수면이 되기 위해서는 렘수면과 비렘수면이 주기적으로 반복되어야 한다. 그런데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로 인해 렘수면 없는 반쪽짜리 잠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물론 술을 마시면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잠이 오게 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잠을 자면서 혈중알코올농도가 떨어지면 잠에서 깨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술을 마시고 자면 평소보다 자주 깨게 되거나 평소보다 눈이 일찍 떠지게 되는 것이다. 잠드는 것을 도와주는 것과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활기찬 아침을 맞이하기 위한 기본은 잘 자는 것이다. 다섯 시에 일어났느냐 일어나지 못했느냐 보다 중요한 건 어떤 상태로 일어났느냐다. 그런 점에서 ‘모닝러’가 되고 싶다면 아쉽지만 술은 줄이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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